[독자투고] 도심 속의 공포 미세먼지

[연세대학교 생활과학계열]김연준, 추아연

2017-11-28     금강일보

2017년 가을, 파란 하늘을 기대하며 고개를 들지만 오늘도 역시 하늘은 텁텁한 잿빛이다. 괜한 불안감에 핸드폰을 들고 미세먼지 농도를 검색한다. 최근 들어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하루 시작일 것이다. 우리는 매일 매일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의 위협에 몸을 사리며 공포에 떨고 있다. 우리를 이렇게 궁지로 몰아넣는 미세먼지는 과연 무엇일까?

미세먼지의 사전적 정의는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의 물질이다. 크기 별로 PM10, PM2.5등으로 세분화 되어있으며 소위 더 ‘주목 받는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미세먼지는 PM2.5나 그 이하 크기를 가지고 있는 미세먼지들이다. 
미세먼지, 특히나 PM2.5 이하의 크기를 가지는 것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이들의 크기가 너무 작아 코털 등 인체 내의 거름망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인체 내로침투하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PM2-PM5는 기도, PM1-PM2는 기관지, PM0.1-PM1은 폐포까지 침투할 수 있다. 이렇게 인체에 침투한 미세먼지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염 등 각종 염증부터 시작해 심각하면 폐포 손상을 유발하기도 하며, 더 나아가 모세혈관에 미세먼지 독성이 유입되면서 심혈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이렇게 실질적으로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며 공포를 심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실제적으로 무서워하는 우리나라의 현 실태는 어느 정도일까? 미 예일대와 컬럼비아대의 공동연구 ‘2016 환경 성과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180국을 대상으로 한 결과 중 공기질 부문 100점 만점에서 45.51점으로 대한민국은 173위 최 하위권에 자리했다. 더불어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에서는 174위에 자리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노출 정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위험한 수준에 처해있으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때 우리가 맞닥뜨리는 문제는 과연 미세먼지의 원인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2017 서울 환경 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약 45%가 중국 등 주변국이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주변국의 영향이 사람들이 믿는 원인 중 가장 큰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상생활 속에서도 ‘중국 발’ 미세먼지 등 미세먼지의 원인을 중국으로 돌리는 어휘를 자주 사용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주변국이 우리나라에 그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한미 공동 대기질 연구(KORUS-AQ)의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한국 내의 요인이 52%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2017 NASA의 대기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황사 영향이 거의 없는 6-7월 달 40일 중 약 38일이 세계보건기구(WHO)의 환경기준을 초과 했으며 국내 요인만으로 WHO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날이 관측되었다. 

앞선 공신력 있는 기관들의 조사를 통해 미세먼지의 원인을 다른 나라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요인을 중요하게 고려해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항상 우리는 미세먼지를 중국발 미세먼지라 부르며 그 원인을 국외로 돌리기에 급급했다. 이제는 현실 외면과 도피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우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직시해야할 때가 아닐까?

<김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