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설정스님·현응스님 의혹들 파헤쳐…조계종과 갈등 지속될 전망
'PD수첩' 설정스님·현응스님 의혹들 파헤쳐…조계종과 갈등 지속될 전망
MBC PD수첩이 조계종의 설정 스님과 현응 스님에 대한 의혹들을 파헤쳤다.
1일 밤 방송한 'PD수첩'은 '큰 스님께 묻습니다'란 주제로 조계종 큰스님들인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비위 의혹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설정 총무원장이 자신의 은처자 의혹을 아는 한 스님을 "제거하라"는 육성이 공개됐다.
딸로 의심되는 A씨가 출생 후 현재까지 30년 가까이 설정 총무원장 속가 집안을 전전해온 사실도 공개됐다.
방송에선 설정 총무원장이 A씨에게 10년 동안 13차례 5800만원을, 설정 총무원장의 속가 누이는 60차례 1억2000만원을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정혜사 명의로도 A씨에게 거액이 송금됐다.
또 이날 현응 스님 관련해서는 최근 미투 사이트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글이 올린 사건의 당사자 B씨가 출연했다.
B씨는 "현응 스님을 고발하기 전까지 고민이 많았다. 불교쪽 일하는 여성들도 알아야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좀 알았으면 했다. 그런 일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현응 스님에게 당했다는 성추행을 진술했다.
이석심 전 해인사 종무실장은 "B씨 주장은 거짓이다. 해인사 주지있을 때 같이 있어봐서 안다. 현응 스님을 아는 사람이라면 '웃기네'라고 말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PD수첩' 진행자인 한학수 PD는 방송 말미 "불교의 위기"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 교권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입장문에서 "출가수행자의 청정성과 도덕성은 교단 스스로 확립해 나가야 한다"며 "제35대 총무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국불교에 희망이 없다는 각오로 제기된 의혹과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또한 "법을 위반해 취득한 자료를 'PD수첩'에 제공한 불교닷컴, 불교닷컴과 치밀한 공모 하에 무분별한 의혹 제기의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프로그램으로 제작한 MBC 최승호 사장에게 강력히 경고한다"며 불교를 파괴하기 위한 모든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조계종은 아울러 조만간 'PD수첩' 방송 내용에 대한 공식 반박을 내는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여 양측과 이들을 각각 지지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첨예한 갈등이 지속할 전망이다.
방송 후에는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 자리에 '설정스님' 등 키워드가 오르는 등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jhc@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