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전세'... 몸값도 상승세

대전지역, 이사ㆍ결혼철 맞물려 매물 품귀현상

2010-05-06     박길수 기자
직장생활 13년차인 정 모(35) 씨는 최근 회사를 옮겨 회사 근처에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가 “대전에 전셋집은 고사하고 매매물건이 사라진 적이 언제인데 왜 왔느냐”는 예상치 못해 말을 들었다.정 씨는 매매가에 버금가는 전세값이라면 아예 집을 사는 게 낫다고 싶어 가오지구와 태평동 일대 중개업소를 찾았지만 예상외로 높은 매매가에 혀를 내둘렀다.급여생활자로서 은행대출을 끼고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다고 한더라도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얼마전에 힘들에 전셋집을 구한 강 모(44) 씨도 한 달 꼬박 발품을 팔아 겨우 계약에 성공했다.당시 강 씨는 워낙 전세물건이 부족한데다 나오는 즉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많아 퇴근 후에는 부동산중개업소로 출근하다시피 했다.대전 전세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전셋집의 경우 지역별로 매물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도심업무지구인 서구, 중구를 비롯해 동구, 대덕구 등지로는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세입자들이 꾸준히 몰리는 상황. 하지만 워낙 매물이 부족한데다 나오는 즉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허탕을 치고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KB국민은행연구소에 따르면 4월 대전지역 아파트, 단독, 연립주택 등 전세값은 둔산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노후돼 재개발사업이 다수 진행되고 있지만 재개발 이주수요와 신혼부부 수요, 계절적 이사수요가 맞물리면서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해 3월에 비해 1.2% 올랐다. 대덕구는 전력공사와 수자원공사 등의 종사자 유입 수요로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1.1% 상승했다.매매가 역시 수요가 줄어든 모습이지만 찾는 사람에 비해 물건이 달려 상승세가 여전하다.4월 대전지역 아파트, 단독, 연립주택 등 전체 집값은 신규입주 물량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찾는 수요자들로 분주해 전월대비 0.6% 상승했다.대전 아파트 가격을 선도하는 서구는 3월보다 0.7% 올라 전체 평균에 비해 오름폭이 컸다.소형아파트의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매매전환수요 증가로 인해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반면 충남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많고, 집을 사지 않고 관망하는 수요가 늘어 3월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졌다.충남 전세값은 전월대비 0.5% 올랐는데, 논산의 경우 시 중심지인 반월동에 전세유지를 선호하는 젊은층 및 신혼부부 수요가 유입돼 3월에 비해 무려 1.8%나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