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지상파 3개 HD 송신 중단 이틀째 ···〉〈BR〉 고화질 방송 '먹통' ··· 시청자들 '분통'

"돈은 돈대로 받고 시청권 침해" 불만 쇄도
집단소송 움직임도 ··· 오늘 방통위회의 주목

2011-11-30     서이석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이 지난 28일 오후 2시를 기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재송신 송출을 중단했다. 대전 한 가정에서 시청자가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가 내보내고 있는 HD신호공급 중단에 대한 안내자막을 보고 있다. 이성희 기자.
“이유야 어떻든 케이블TV측에서 송신중단을 해서 HD를 못본다고 칩시다. 그럼 그 동안 케이블방송요금만 받았어야지 왜 TV수신료 2500원은 별도로 꼬박꼬박 받고 있는 겁니까. 한번도 사전 설명이 없었는데 수신료 부당징수 아닙니까.(대전 40대 직장인 김 모 씨)”

SBS·MBC·KBS2 등 지상파 3개 채널에 대한 고화질(HD) 송신 중단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가입자의 권리를 침해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이익 다툼을 벌이는 지상파와 케이블TV측에 대해 돈은 돈대로 받으면서 당연히 확보돼야 할 시청권은 아랑곳없다며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에선 시청자 집단 소송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CMB, 티비로드 등 28일부터 디지털HD 송신 중단
티브로드, 씨앤앰, CJ헬로비전, CMB 등 국내 주요 케이블TV 사업자(SO)들은 28일 오후 2시부터 SBS·MBC·KBS2 등 지상파 디지털 HD(8VSB신호)방송 재송신을 중단했다. 현재 HD는 이들 3개 지상파를 제외한 KBS1, EBS 등 2개 지상파만 가정에 전송되고 있다. 송신이 중단된 3개 채널에는 ‘SBS·MBC·KBS2 등 해당 방송사 요청으로 HD방송 신호공급이 중단되고 있습니다’란 자막만 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아날로그와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의 일부인 770만 가구가 이전의 고화질(HD)보다 화질이 떨어지는 표준화질(SD) 방송을 보는 불편을 겪고 있다.

SO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상파 방송의 케이블TV 재송신을 놓고 서로 주고받아야 할 대가 산정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SO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가입자당 요금(CPS) 인하에 구두합의했다면서 이를 서면합의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방송 중단을 결정했다.

◆돈은 돈대로 내고…시청권 침해 누가 책임지나
HD 방송 중단 소식에 시청자들은 거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상파 TV 수신 자체를 못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HD 화질을 경험해본 시청자들은 SD급 화질 방송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에 각각 수신료를 내면서도 결국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시청권을 침해당해야 한다는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 사이의 갈등이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매번 반복되고 있는 것도 시청자들이 제기하는 불만의 내용이다.

시민단체 측은 집단 손해배상 소송 등 시청자 권익을 보호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비난 쇄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9일 케이블방송사들의 지상파방송사 HD(고화질)방송 중단 사태와 관련, 성명을 내고 “1차적책임이 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문방위원들은 “이번 사태는 예상됐던 일로, 방통위는 방송장악과 종편채널 만들기에 신경쓰며 건전한 방송질서 수립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통위는 오는 30일 열리는 전체회의에 양측의 시청자 이익 저해행위에 따른 시정명령을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을 밝히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또 시청자 피해가 현실화됐지만 양측은 계속 물밑협상을 벌여 합의점이 도출될지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