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주는 오래된 교훈과 깨달음

류시화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2010-07-06     임헌영 기자
류시화의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은 출판된 지 꽤 오래된 시집이다. 출판당시 굉장한 인기와 공감,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시집으로 기억한다. 책에 실린 여러 편의 시들은 시인 류시화의 작품은 아니다. 세상을 떠돌던 작자미상의 시, 어느 여대생의 짧은 글, 밥 딜런이 기타를 튕기며 불렀던 ‘바람만이 알고 있지’와 같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곁에서 위로와 안식을 주던 짧은 글과 노래를 한 권의 책으로 모아서, 엮은 것이다.밥 딜런은 노래했다.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사람들은 자유로워질까….’ 책의 표제이기도 한 시, ‘지금 알고 있는 걸’의 작가인 킴벌리 커버거는 노래했다.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한 권의 책 속에, 시간이 주는 오래된 교훈과 깨달음의 갈구를 전혀 다른 포인트에서 바라본 두 가지 시(詩)가 공존한다는 것은 묘한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흐르기 전, 시간이 흐른 후….삶은 결코 지나간 시간에 대한 한탄이 아니며, 다가올 시간에 대한 두려움만도 아니라는 사실을, 얇은 시집에 실린 서로 다른 두 개의 싯귀는 마치 대화를 주고받듯 서로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노래한다.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불확실한 ‘아마도’인 미래도 아니고, 터럭 끝만큼도 돌이킬 수 없는 ‘이미’인 과거도 아니다. 그저 ‘현재’이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만이 최선이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에 알았다 해도, 자유롭고자 하는 끝없는 노력이 없었다면 미래는 끝없는 후회와 회한이 있을 뿐, 그 무엇도 남아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시집에 실린, 헤르만 헷세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자.‘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 이었다네.’임헌영 마리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