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장 옆 골프장 '병드는 캐디들'

충남 모 골프장 전·현직 캐디, 청력 이상 등 호소
근무환경 연관성 주장 ··· 산재 인정 놓고 시각차

2012-01-19     서이석

충남 모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고 있는 A 씨는 몇달전부터 직장(골프장) 출근이 두렵다.

그는 이 골프장에서만 약 3∼4년간 캐디로 활동했다. 평소 건강만큼은 자신하던터라 체력적으로도 어렵다던 골프장 일을 자원한 그다. 그런 A 씨에게 최근 난청 등 갑작스런 청력 이상 증세가 찾아왔다.

난청 원인을 알아보던 A 씨는 자신이 일하는 골프장 인근의 비행장을 의심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이착륙하는 비행기 소음은 그야말로 귀를 째는 듯 하다.

대전·충남 일부 골프장 캐디들이 난청과 이청 증세를 나타내며 직업병을 호소하고 있다.

주로 소음이 심한 비행장 인근 골프장 종사자들이다. 또 업무 특성상 장시간에 걸쳐 귀에 무전 이어폰을 꼽고 근무하는 캐디들도 이상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 대전·충남지역 모 골프장은 전·현 캐디들이 인근 비행장의 소음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고 나설 태세다.

이들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유사 증세로 고통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피해 사례자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직업병 논란이 일고 있다.

일과 중 하루에도 수십차례 듣게 되는 인근 비행장의 굉음으로 인해 귀가 잘 안들리거나 중이염 등의 청력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일부 골프장은 캐디들에게 교신을 위한 무전기 착용을 강제하면서 난청 증세를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프장 캐디들의 난청 증세와 직업병, 즉 산재 연관성 여부에 대해 업계 종사자들의 판단은 다소 엇갈린다.

단순 체질상 문제로 직업병과는 거리를 두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일부에선 “사흘간 귀가 계속 아팠다”, “환청이 들렸다”는 등의 피해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내 모 골프장 종사자는 “일반 이용객은 간혹 이용하다보니 피부에 와닿지 않을수 있으나 1년 내내 근무하는 골프장 종사자들은 비행기 이착륙 굉음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다보면 신경이 예민해지거나 일부는 귀가 안들려 병원을 찾는 직원들도 있다”며 “일부 캐디들 사이에 산재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는데 어떤식으로든 근무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서이석 기자 abc@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