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논란 대전연극제, 연극인들 뿔났다

협회장 단체 대상 자진반납 요구/극단 대표 및 원로, 성명서 발표/협회장 “근거 없는 내용, 흠집내기”반박

2019-04-28     강선영 기자

<속보>=불신 논란이 불거졌던 대전연극제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원로 연극인들과 극단 대표들이 성명까지 발표하며 연극제에 참여했던 두 개 단체 간 갈등이 지역 연극계 전체 갈등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본보 9일자 6면, 16일자 3면 등 보도>

원로 연극인을 비롯한 극단 대표 9명 등은 28일 ‘불신으로 얼룩진 대전연극제 사태 해결을 위한 원로 연극인들과 극단 대표들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연극협회장이 직접 연출을 보고 그의 극단이 참가해 대전연극계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대전연극제를 엉망으로 만든 복영한 대전연극협회장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행동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전연극제가 공정한 경선이 돼야 함에도 협회장만 정보를 독식하는 행태를 먼저 지적했다. 코러스의 비회원 참가 가능 여부, 출연배우의 교체·추가 가능 여부, 연극제 개최 전 서울 본회 이사회에서 의논된 연극제 규정 등을 상대팀에게 알리거나 정확한 설명 없이 협회장 본인 작품에만 적용시켰다는 것이다. 또 심사진행의 미숙으로 심사발표 도중 결과가 번복된 점, 연극제 집행 경험이 없는 임원진들에게 운영을 맡겨 발생한 미숙 등은 협회장이 연극제에 참여해 불거진 일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9 대전연극제 대상을 자신 반납하라”고 주장하며 “회장 개인의 능력과 자질 부족의 문제를 이사회나 집행위에 떠넘기지 말고 스스로 책임을 지고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에는 극단 고도 권영국, 극단 금강 임은희, 극단 놀자 이동규, 극단 드림 주진홍, 극단 마당 손종화, 극단 앙상블 이종국, 극단 토끼가 사는 달 유나영, 극단 홍시 이종목, 극단 휴 박경순 대표를 비롯해 원로 연극인 진규태, 임영주, 이종국, 한수정, 송형영, 김홍섭, 민경진 등이 공개적으로 참여했다.

이에 대해 복영한 회장은 “모두 근거 없는 내용으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결단코 개인의 이득을 취한 적이 없고, 연극제 규정 등과 관련한 부분 등은 문제가 없다”며 “내달 초 임시총회를 통해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해 설명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대전연극제에서 복 회장이 운영하는 극단 셰익스피어의 ‘백년의 오해’가 대상을 수상하며 시작됐다. 경쟁 팀이었던 극단 홍시에서 심사 공정성과 연극제 운영방식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불신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후 대전연극협회는 문제제기를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관련 경위서를 회원들에게 전달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연극인들의 반발을 사며 내홍이 깊어졌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