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침수 지역’ 바른말인가요?
상습 침수 지역, 상습 사고 다발 지역, 상습 교통 정체 구간’ 등 ‘상습’이 수식어로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이는 바른 표현이 아니다.
‘상습(常習)’은 ‘항상상(常)’과 ‘익힐습(習)’이 한 단어가 된 것이다. 사전을 빌리면 ‘늘 하는 버릇’이란 뜻이다. 이는 ‘항상 하는 버릇’ ‘늘 반복하는 행위’ 등으로도 풀이가 된다.
남의 물건이나 재산을 상습적으로 훔치는 행위를 ’상습 절도(常習竊盜), 이렇게 하는 사람을 ‘상습절도범(常習竊盜犯)’이라 한다. 또 도박을 일삼는 행위를 ‘상습 도박(賭博)’이라 하고, 일정한 행위를 상습적으로 해 성립된 범죄나 그 범인을 상습범(常習犯)이라 한다.
다시 말해 ‘상습’은 사람이나 동물의 반복된 행동이나 습관, 버릇 등을 나타내고자 할 때 쓰이므로, 사람의 반복된 행동이나 버릇과 무관한 말에는 붙여 사용하는 것을 금해야 옳다.
그런데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등장하는 ‘상습’은 ‘상습 침수 지역’도 모자라 ‘상습 사고 다발 지역, 상습 교통 정체 구간, 안개 상습 지역’ 등 상습을 남발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침수, 사고 다발, 교통 정체, 안개’ 같은 단어는 ‘사람의 계속되는 행동이나 버릇’과는 직접 관련이 없으므로, 함께 사용될 수 없음을 명심하자.
따라서 위 예문 ‘상습 침수 지역’은 ‘잦은 침수 지역’ 또는 ‘침수 잦은 지역’ 등으로 고쳐 써야 바른 표현이다. ‘상습’은 ‘상시’로 대체되기도 하지만 ‘늘’로 순화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광버스가 대열을 지어 단체로 움직이다가 대형 사고를 일으키는 ‘상습 대열 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사고를 부르는 상습적인 ‘대열 운전’을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본사 총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