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 가계부채 증가세 주춤

미분양 해소, 투기과열지구 영향 취약차주 부채 증가 여전히 문제

2019-07-30     송승기 기자

대전·세종·충남지역 가계부채의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저소득층 중심으로 취약차주 부채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점에 비춰 봤을 때 대내외 여건 변화 시 취약차주의 자금 운영은 힘들어질 수 있다.

30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강유진 과장의 ‘대전·세종·충남지역 가계부채 상황 및 채무상황능력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전·세종·충남지역 가계부채는 104조 9000억 원으로 2017년 1분기 이후 증가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가계부채 둔화 정도는 부동산 시장 규제의 지역별 적용 여부, 주택시장 수요·공급 여건 등에 영향을 받아 지역별로 다소 상이한 모습이다. 대전은 38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났다.

이는 대전이 주택담보대출 한도규제 등을 받지 않은 부동산규제 무풍지대여서 지역 내 주택매입 수요가 일부 가계대출 수요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전·세종·충남의 가계부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충남은 가계부채가 55조 5000억 원으로 주춤해졌다. 미분양 문제가 일부 해소된 탓이다. 세종은 11조 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어 다른 지역보다는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투기지역 지정 직전에 비해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대전·세종·충남의 가계부채 증가세는 더뎌졌지만 다중채무자 증가,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증가 등 부분적인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다중채무자가 보유한 부채비중은 2014년 이후 조금씩 증가해 33.4%까지 늘었고 4건의 대출을 받은 채무자의 비중이 2014년 대비 3.2%포인트 늘어 개별 다중채무자의 건수 집중은 다소 심화됐다.

취약차주의 상황도 나빠졌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취약차주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7조 원 규모로 2015년 이후 점차 증가했다. 취약차주 부채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인 차주의 가계부채는 2조 8000억 원으로 2014~2018년 사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