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고위험 상품 투자 주의보

해외 기술주 위주 투자 선호 뚜렷 증시 정보 접근성 한계 피해 우려

2020-10-29     박정환 기자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너도 나도 주식 투자판에 뛰어드는 시대, 이중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 들이 고위험 상품 투자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증시 정보 습득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는 특성 상 리스크 대처가 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잔고는 전년말 대비 142.6% 급증한 28조 9000억 원이다.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잔고 평가 손익은 3조 4000억 원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2조 원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2조 3000억 원, 홍콩 2조 1000억 원, 일본 9000억 원 등이다.

특히 올 상반기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다. 해외 장내파생상품과 FX마진 거래 등 해외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월평균) 각각 60.5% 증가한 556조 6000억 원, 97.4% 증가한 13조 원이다. 올해 6개월분 개인투자자에 대한 증권사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는 1940억 원으로 지난해 1년간 수익 1154억 원을 이미 훌쩍 뛰어 넘었다.

같은 기간 일반 법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잔고는 60% 증가한 7조 7000억 원이다. 개인 투자자와 일반 법인 투자자, 증권사 고유계정을 포함한 1~8월 합계대금(매수+매도)은 전년동기 대비 301% 증가한 1086억 달러다. 순매수는 596% 증가한 115억 달러다. 1~8월 평균 환율 적용 시 합계대금은 130조 7000억 원, 순매수는 13조 9000억 원에 이른다. 미국 나스닥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해외주식 투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상위 5개 순매수 종목별로 테슬라가 15억 5000만 달러로 가장 많고 애플(9억 7000만 달러), MS(6억 1000만 달러), 구글(4억 2000만 달러) 등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됐으며 이에 따른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로 보고 투자를 늘렸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대전의 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올 초부터 해외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지금이 매수에 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나스닥 대형 기술주, 언택트(비대면) 수혜주 등 개별종목 투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 대비 정확한 정보 습득이 어려운 해외 주식 특성 상 급변하는 글로벌 증시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 훗날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전 서구 한 시중은행 부부장은 “투자하기 전 상품 설명을 확실히 숙지한 뒤 투자 해도 늦지 않는다. 단순히 주변의 감언이설에 따라 투자를 한다면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이나 주가 리스크에 대응하기 어렵다. 투자는 본인의 몫이라지만 주식 투자가 이례적으로 과열된 만큼 대규모 손실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방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