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소계 국도 조명 설치율 전국 최하위라는데

교통사고 발생건수 전국 최상위 속 어두운 지표 로드킬 발생과도 직결…조명 추가 설치 시급

2020-11-24     김정섭 기자

[금강일보 김정섭 기자] 지난해 충남도내 교통사고 건수는 9404건, 사망자는 308명에 이른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14명 꼴로 전국 평균인 6.5명 대비 두 배 이상 높다. 특히 사망자 308명 중 65세 이상 노인이 절반에 가까운 48.2%(149명)에 이른다. 이처럼 교통사고는 충남이 풀어야 할 숙제인데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충남 소계 일반국도 조명설치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드러나 개선이 시급하다. 도로가 어두워 시인성이 떨어질 경우 그 만큼 보행자 교통사고는 물론 로드킬 발생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도 추가적인 국도 조명 설치 필요성을 강조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남도 소계 일반국도 조명 설치율은 2.8%에 불과하다. 국도의 조명 설치율과 보행자 사고의 직접적 관계를 입증할 순 없으나 보행자 사고가 야간에 집중된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TAAS 교통사고분석시스템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충남에서 발생한 차 대 사람 간 야간 교통사고로 49명이 숨지고 744명이 다쳤다. 주간에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31명과 573명이었다.

TS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횡단보도나 노선에 밝은 조명을 비추면 사고가 대폭 줄어든다. 또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이는 것만 아니라 보행자가 좌우를 살피는 행동도 심리적으로 같이 이끌어 내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며 “차 대 차, 차 대 사람 등 교통사고 처리 과정에서 가시거리가 짧아져 2차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조명 하나로 예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두운 조명으로 인한 피해는 사람만이 아니다. 로드킬이 그렇다. 국립생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과 세종, 충남 소재 국도에서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8842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환경단체에서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에코브리지’나 ‘언더패스’ 등의 설치가 시급하지만 밝은 조명으로도 충분히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최근 대전 아파트촌에멧돼지가 출몰한 것처럼 많은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도심까지 내려오는 상황에서 로드킬로 인해 많은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다. 로드킬은 운전자들의 안전도 상당히 위협한다”며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선 구간단속 카메라 설치, 야생동물 유도울타리 등의 설치가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해당 도로에 조명을 설치한다면 운전자의 시야가 트여 로드킬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제언했다.

 

김정섭 기자 toyp1001@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