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초점 - 세종시 단독주택용지 조성 ‘비리의 온상’ 의혹 재점화] ⑦연속 ‘대행개발’ 수주··· 우연인가, 맞춤인가?

1단계 끝난 2015년…“이익금 수천억 자금사정 나빠 공사비 대토는 ‘의문’ 시공사, 연속수주 같은 블록 ‘나란히’ 공통점, 3건 ‘특화‘…부푼 예산 ’꽁꽁‘

2020-12-23     서중권 기자
태원건설산업이 대토로 받은 고운동 1-1 단독주택용지. B2 B6, B8 등 3개 블록이 나란히 맞춤형태의 모양새다. 평당 수백만 원대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서중권 기자

[금강일보 서중권 기자]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공사대금을 땅으로 줬다고요?”

LH의 ’대행개발‘과 관련해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는 한 부동산 업체 대표 A(58) 씨.
A 씨는 손사래를 친다. 그는 “건설초기 행복도시 내 토지분양이 지지부진한 때도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행정수도 이전 이슈 등 대형호재로 부동산투기 바람까지 불었다”고 진단했다.

◆ “‘금싸라기 땅’ 한 곳도 아니고 어떻게 연속매입?”

이는 “자금운영이 여의치 않아 일부 공사대금을 땅으로 주는 ‘대행개발’을 시행했었다”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시행초기 굴지의 건설사들이 공동주택 분양을 기피, 부지매입을 꺼려한 사례는 있으나, 지장 없이 진행됐다.

불거지고 있는 ‘대행개발’이 갑론을박(甲論乙駁) 여론의 도마에 올려진 것은 세종시 고운동 ‘북측 블록형 단독주택용지’ 조성과 관련해 특혜시비 등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해당 공사를 맡은 태원건설산업㈜는 이 공사를 비롯해 비슷한 시기에 모두 3건 연속 ‘대행개발’로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제기는 행복도시의 ‘금싸라기 땅’을 한곳도 아니고, 어떻게 연속 싼값에 3개 블록을 매입할 수가 있느냐가 초점이다.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라는 게 LH의 공식입장이다.
 

◆ LH 2015년 1단계 사업종료…이익금 수천억 원대 추정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이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결성된 ‘LH 개발이익 환수를 위한 세종시민사회단체(회장 황순덕)’가 주장하는 이익금환수금은 1조 원대다.

이 가운데 1단계사업이 끝난 지난 2015년은 수천억 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이 시기 상업용지의 경우 평당 수천만 원에 분양됐었다.

태원건설산업이 시공한 블록형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당초 공사비 139억 가운데 77억 원을 대토로 받았다. 평당 166만 원 꼴이다. 이 공사는 지난 2018년 준공예정이었으나 공사 1년 만에 돌연 중단됐고, 지난해 3월 ‘특화변경’으로 공사재개 했다.

4년여 동안 공사는 표류하는데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도시개발계획 3차례 변경에 따른 대형프로젝트가 졸속과 ‘비리의 온상’ 의혹으로 전락됐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공사는 4년 지지부진··· 시공사는 대토부지로 떼돈

이 기간 동안 태원건설산업은 고운동 1-1 단독주택용지 3개 블록을 대토로 매입했다. B2는 ‘리치먼드 힐’ 43세대에 많게는 세대 당 18억 원대에 분양됐다.

업계는 “우연의 일치고는 연속 공사수주와 대토 등이 참 신기하다. 그 배경과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을 경우 오해소지가 다분히 있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태원건설산업이 수주한 3건 모두 각종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는 공통점은 ‘특화’의 포장 속 미스터리다.

한편, 임동희 LH세종본부장은 예산증액 공개를 약속했지만 돌연 ‘비공개’로 번복, 투명성 의지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린 게 많으니 공개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행복청장과 LH본부장 등이 머리를 맞댄 310억 원의 이상한 예산증액, 과연 덮일 수 있을까?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