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부자 사유담(史遊談)] “자영업자 분들 힘내세요…@adorable_ssu”
김기옥 사유담협동조합 이사
[금강일보] 운전을 하며 지나다가 우리 가족 기념일마다 함께하던 꽃집이 문을 닫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며칠 가게 앞이 썰렁하더니 간판이 바뀌었습니다. 코로나가 직격탄이었을까요? 이래 저래 확인을 해보니 아이가 또래보다 천천히 자라고 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아이의 치료 때문에 가게를 접은 것 같습니다. 분명 코로나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아이를 하늘로 보낸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조카는 중국에서 유학 중 군대를 가야 했고 제가 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미술관에 가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나는 무중력 상태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1년이 지난다고 슬픔이 옅어지기는커녕 명확해졌습니다. 도담삼봉에서 계약수행을 하고 있다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비도 안 오는데 와이퍼를 켜고 밤을 가르며 운전을 했었지요.
조사를 받아야 했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넋을 놓고 있다가 새벽이 되면 화장터로 가야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고 장소는 원주였고 시간을 보니 해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일년 전 이때쯤 갑자기 코로나가 심해졌고 상점들은 문을 일찍도 닫았습니다.
꽃 한송이라도 넣어서 보내야 하는데 정신 차리고 나니 꽃을 살 곳이 없습니다. 그때 갑자기 집 근처 아도러블이 생각났습니다. 탄방동 작은 꽃집은 우리 아이들의 졸업과 입학은 항상 이곳에서 축하를 해줬지요. 전화를 하니 아이가 어린데 친정엄마가 오늘 못 봐주셔서 이미 퇴근했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랬는지 우리는 우리 아이와 죽음과 그리고 꽃 이야기를 했습니다. 둘은 수화기를 들고 한참 울었습니다. 사장님은 잠깐 기다리라고 했고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다시 가게에 나와서 멋진 꽃 바구니를 보내주셨습니다. 우린 20대 꽃 같은 아이에게 국화를 주고 싶지 않아서 축하 화환을 만들었습니다. 미묘한 비비드 주황과 핑크가 어우러진 그렇게 멋진 꽃 바구니는 아이와 함께 하늘로 갔습니다.
“사장님 남의 아픔을 보고 위로를 받는 건 삼류지만 사장님께는 우리 슬픔을 빌려드리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떠났습니다. 하지만 조금 천천히 자라는 아기는 엄마 눈앞에 건강하지 않습니까? 분명 아기는 그릇이 너무 커서 천천히 채워가고 있는 중일 겁니다. 그리고 빨라야만 행복한 세상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힘내십시오.”
곧 어도라블이 돌아올 날을 기다립니다. 그때는 꼭 찾아가서 꽃을 사올 겁니다. 코로나로 힘겨운 모든 자영업자분들 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곧 좋아지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