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9남매, 치매 판정 받은 어머니 당번 정해 모시는 아홉 오누이

2021-11-23     손채현 인턴기자

‘인간극장’ 9남매, 치매 판정 받은 어머니 당번 정해 모시는 아홉 오누이

KBS 1TV ‘인간극장’

이번주(11월 22일~26일) KBS 1TV ‘인간극장’에는 치매 판정을 받은 어머니의 흐릿해진 기억을 다시 돌려드리기 위해 똘똘 뭉친 9남매와 ‘엄지 어멍’ 오연옥(93)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엄지 어멍과 아홉 오누이’ 5부작이 방송된다.

제주도 성산일출봉을 마주 보며 살아온 오연옥 할머니. 스무 살에 만난 잘생긴 영감님은 동네 이장일로 바빠 돈벌이엔 무심했고, 그 바람에 생계를 독박으로 짊어진 할머니는 슬하에 1남 8녀를 건사하기 위해 해녀로 전복죽 장사로 일생을 보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성정으로 삶을 헤쳐 나가는 연옥 할머니에게 사람들은 작지만 제일 단단한 엄지손가락을 닮았다며 ‘엄지 어멍’이라 불렀다.

KBS 1TV ‘인간극장’

그토록 강인한 어머니, 연옥 할머니는 3년 전 치매 판정을 받았다. 혼자서 생활할 수 없게 된 어머니를 위해 9남매가 뭉쳐 난관을 극복해보기로 했다. 오랜 고심 끝에 자녀들은 낮에는 어머니를 주간보호센터에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어머니를 모신다.

일곱째 딸 임명실 씨는 “가끔 멍할 때, 아무것도 머릿속에 없을 때 어머니는 얼마나 불안하시겠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KBS 1TV ‘인간극장’

임명실 씨는 “눈 떠서 봤는데 집도 아닌 것 같고 옆에 자고 있는 딸이 내 딸이 아닌 것 같다고 한다. 엊그제는 주무시다가 일어나서 내게 ‘누구냐’고 물어보더라”며 “‘저 명실이에요’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우리 명실이가 아니라며 나가라고 했다. 그랬을 때 ‘본인이 얼마나 힘들까, 낯선 사람이 옆에 있는데 얼마나 무서울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속상했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KBS 1TV ‘인간극장’

23일 방송된 ‘엄지 어멍과 아홉 오누이’ 2부에서는 오랜만에 놀러 온 손주 가족들 덕에 고향 집도 친척도 기억하지 못하는 연옥 할머니의 입가에 웃음꽃이 가득 피어났다. 며칠 후, 당번인 큰딸 명오 씨와 함께 집 주변을 걷던 연옥 할머니는 운동이 싫었던 걸까, 지팡이를 던져버린다.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아침 7시 50분에 방송된다.

 

손채현 인턴기자 b_9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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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9남매, 치매 판정 받은 어머니 당번 정해 모시는 아홉 오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