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잊히는 세배(歲拜) 예절

김치광 전 대전서부새마을금고 감사

2022-01-27     금강일보

 

천지만물이 새롭고 밝은 기운을 힘차게 맞이하는 때에 조상님께 차례를 지낸 다음 떡국을 맛있게 먹고 나서 음식상을 물리친 후에는 새해를 시작하도록 음덕을 베푸신 살아계신 집안 어른께 감사의 예를 표하는 것이 세배라고 배워던 기억이 난다.

설날 아침 일찍 일어나 몸을 깨끗이 씻은 뒤 설빔을 차려입고 조상님께 차례를 지낸 후 살아계신 웃어른부터 순서대로 세배를 하는데 세배는 큰절로 새해의 첫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큰절할 때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여자는 오른손이 왼손 위로 올라오게 맞잡고 양팔을 어깨 높이까지 평행하게 한 다음 손은 눈앞까지 가까이 올린다.

이어 오른발부터 먼저 살짝 굽힌 뒤 앉아 절을 한다. 형제, 자매 간에는 세배를 손아래 사람이 먼저 올리면 맞절로 답례하는 것이 올바른 예절일 것이다. 가족 간에 세배가 끝나면 일가친척과 동네 어른이나 가까이 살고있는 직장 상사 등도 찾아 뵙고 세배 드리는 것이 상례다.

농경사회와 씨족사회에서 이제는 문명, 교통, 문화가 바뀌고 생활방식도 많은 변화가 왔지만, 더구나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예방수칙을 지키고자 고향의 부모도 조상의 성묘도 금지하므로 한복을 곱게 입고 어린 손을 잡고 걸으면서 명절 선물 꾸러미도, 한복을 입고 윷놀이하는 모습도 못 본체 TV에서 한복을 입은 방송인의 모습만 보았을 뿐 귀여운 손주에게 주지 못한 세뱃돈이 울고 있다는 할머니의 푸념 섞인 말씀과 모습을 보면서…. 요사이는 사진관에도 한복을 곱게 입은 가족사진과 그리고 회갑, 칠순, 팔순을 기념하는 사진을 계시한 업소도 보기 힘들고 문방구, 완구점에서는 윷놀이에 필요한 윷과 말판 등도 팔지도 않으며 거리에서도 윷놀이 모습을 볼 수가 없으니….

2020년부터 코로나19 감염병에 따른 방역으로 3차까지 백신을 접종하고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사회적 거리두기와 업소의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잊고 살아 왔다. 임인년인 2022년 새해에는 마스크도 벗고 부모·가족은 물론 아들, 딸, 손자, 손녀도 만나보며 곱게 입은 색동저고리의 모습과 세배의 풍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