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성의 대전에서 살아가기] 대통령직 인수위에 바란다

미래철도연구원장

2022-03-21     금강일보

[금강일보] 20대 대통령선거가 박빙의 승부로 끝났다. 필자가 보기엔 주변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상당히 의외의 결과이긴 하다. 선거가 끝나자 이긴 쪽에서는 ‘어찌됐든 이긴 것은 이긴 것’이라며 승리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패배한 쪽에서는 ‘졌지만 잘 싸웠다’ 또는 ‘졌어도 진 게 아니다’라는 말로 애써 자기위로를 하고 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각종 언론에서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을 놓고 많은 전망들을 쏟아 내고 무수한 하마평들이 있었으나 결국 단일화 약속에 따라 안철수 인수위원장으로 결정돼 인수위가 빠른 시간에 구성됐다.

앞으로 5년,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인수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수위가 향후 ‘윤석열정부’의 국정기조와 국정운영 방향을 결정하고 국정목표를 좌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이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보며 몇 가지 희망을 적어본다.

첫째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는 역대 어느 당선인보다 빠른 시일에 구성을 마쳤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매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철통보안, 깜깜이 인수위’가 아닌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인수위’의 시금석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대치를 한층 높여 주었다. 이는 당선인이 선거기간 내내 공정과 통합 그리고 소통을 외쳤는데 인수위 구성과정에서부터 생중계 하듯이 소통을 이행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소통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둘째 인수위 법령에 따르면 인수위는 정부의 조직, 기능, 예산 등을 파악하여 새 정부의 틀을 짜야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물론 60일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 수 없겠지만 최소한 인수위가 새 정부의 자리다툼을 하는 자리가 아닌 새 역사를 쓴다는 소명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기를 희망한다.

셋째 선거공약이 아주 많다. 각 지역에 유세하면서 내건 공약들까지 합하면 공약을 정리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민생이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 국민들이 모두 바라는 게 있다면 ‘지금보다 형편이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이고, 유권자들은 바로 그 희망에 투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지지했든지 말이다. 이런 민심을 잘 알기에 코로나특위나 지역균형특위들이 인수위에 설치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민생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 주기를 희망한다.

넷째 동네경제를 기반으로 지역경제를 짜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가경제의 큰 틀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합리적인 순서일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경제를 돌아가게 만드는 요건은 ‘국토’라는 뼈대에 ‘교통’이라는 혈관을 이어야 비로소 지역경제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일산, 분당, 산본과 같은 1기 신도시가 성공한 이유는 건설당시 그 개발이익으로 사전에 교통망을 구성했기 때문이며 2기 신도시에서 김포와 같은 사례가 매우 어려운 이유는 바로 교통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입주한 결과 극심한 교통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김포신도시를 연결하는 김포골드라인 철도는 2량짜리 경전철이 운행 중이다. 그래서 이번 인수위에 교통물류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섯째 앞으로 우리나라가 먹고 살 ‘먹거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세계경제는 이미 지역별로 블록화 돼 있고 국제정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가 충돌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선정한 ‘미래성장동력’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전략을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인수위가 미래지향적 경제전략을 내놓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정치권에도 희망한다. 이제 양측 모두 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통합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미래로 나아가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 주길 희망해 본다. 국민들도 더 이상 정치권의 쌈박질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가 코앞에 있다. 국민들이 매서운 눈길로 지켜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