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물가 상승세, 삶이 시름겹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1년새 충남 6.9%, 대전 5.9% 석유류 등 공업제품, 공공요금 인상 영향 한동안 물가 상승세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지역민들의 삶이 시름겹다. 충청권 4개 시·도 가운데 세종과 충남·북 등 세 곳은 전국 평균(6.0%)을 훌쩍 뛰어넘었고 상대적으로 선방한 대전도 0.1%포인트 차에 불과하다. 정말 월급 빼고는 그 무엇하나 오르지 않은 것이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그저 한숨만 내쉴 뿐이다.
충청지방통계청의 ‘2022년 6월 대전·세종·충청지역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대전지역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18(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5.9% 상승했다. 석유류를 중심으로 한 공업제품과 전기·수도·가스 등의 오름세가 가팔랐기 때문이다.
품목성질별로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9.0% 뛰었다. 이 중 휘발유, 경유, 등유 등이 포함된 석유류의 상승폭은 38.3%에 달한다. 전기요금(11.0%), 도시가스(10.4%) 등 공공요금 인상에 전기·수도·가스도 8.8% 올랐다.
농축수산물도 1년 전보다 5.1% 상승했다. 특히 봄 가뭄과 이른 무더위 등의 기상이변, 재배면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신선채소(7.2%)가 크게 올랐다. 실제 대전 전통(역전)시장에서 거래되는 채소류는 대부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의 ‘우리 동네 장바구니 물가 정보’에 따르면 4일 기준 배추(봄·1포기)는 전년 대비 69% 오른 3843원에, 상추(청상추·100g)는 1년 전보다 54% 상승한 1250원에 거래된다. 또 1년 새 감자(수미·100g)는 40%, 양파(1㎏) 27%, 파(대파·1㎏) 21%, 마늘(깐마늘·1㎏) 19% 비싸졌다.
지난 5월 이미 6.0% 물가상승률을 기록했고, 지난달에는 6.9%로 충청권에서 가장 높은 물가상승세를 보이는 충남지역에서는 석유류(41.6%)를 포함한 공업제품(11.2%)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석유류 제품 중 등유(75.7%), 경유(50.9%) 등의 상승세가 매우 가팔랐는데 충남지역에서 지난해 6월 리터당 평균 874.89원에 거래되던 실내등유는 1년 새 1577.51원으로, 자동차용경유는 같은 기간 1376원에서 2090원으로 급등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시름이 깊어지는 상황이나 앞날은 그리 희망적이지 못하다.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한국은행은 5일 “소비자물가가 앞으로도 고유가 지속,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 확대, 전기료·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간 내 고유가 상황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더불어 곡물 등 세계 식량 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 수출 제한,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에 따라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외식물가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다가오는 여름철 여행·숙박 등 여가활동이 늘면서 국내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세도 상당 기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4%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물가 상승 압력이 다양한 품목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며 “임금·물가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