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부자 사유담(史遊談)] 차 한잔의 시간4 ‘홍차의 등급’

김기옥 사유담협동조합 이사

2022-08-30     금강일보

“티백(Tea bag)으로 된 홍차는 나쁜가요?”

가장 많은 질문입니다. 먼저 티백이 생긴 것은 귀한 차를 비단주머니에 포장지 삼아서 보냈더니 그것을 그냥 우려버렸다는 이야기가 시작입니다. 주머니째 포트에 넣었더니 거름망도 필요없이 간편하게 차를 즐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미국의 수입상 토모스 설리번은 티백을 만들어 대박을 칩니다.

그러나 티백 안이 좁다보니 찻잎이 활동력이 떨어지고 그러다보니 맛있는 차가 덜 우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미 머그컵에 간편하게 먹는 습관이 들어버렸고 티백으로도 진한 차를 우리는 방법을 고심합니다. 그렇게 티백 속 홍차는 잘게 부서져 가루로 만들어집니다. 과거에는 차의 온전한 형태가 고급차의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필요에 따라 자르고도 부수고 갈기도 합니다.

홍차 등급의 분류

그럼에도 홍차에는 등급이라는 것이 있으니 이 방법으로 홍차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차의 패키지에 보면 FOP, OP, FBOP, SFTGFOP 등의 영문이 적혀있습니다. 이것이 홍차의 찻잎의 상태를 통해 등급을 알리는 표시입니다.

먼저 FOP는 가지의 가장 끝부분으로 찻잎이 펴지기 전의 상태입니다.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공임이 많이 들고 양은 매우 적습니다. OP는 두 번째 어린잎입니다. P는 세 번째 어린잎입니다. PS는 네 번째 어린잎으로 조금 두껍습니다. S는 다섯 번째 두껍고 큰 잎으로 수색이 약해 주로 훈제차로 이용됩니다.

페코(Pekoe)라는 뜻은 어린 찻잎에 하얀 솜털들이 빡빡하게 나있어 백호(白豪)라고 부릅니다. 오렌지(Orange)는 과일 오렌지가 아니라 차의 빛깔이 오렌지색이라는 말입니다. 소우총(Souchong)은 홍차 중 가장 낮은 등급이며 소종이 서양으로 넘어가면서 소우총이 됩니다. 홍차는 차 나무에서 따낼 때부터 등급이 나눠지지만 완성된 형태로도 등급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