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이는 한빛탑, 우성이산으로”
대전학연구회 “이전 통해 271m 높이 랜드마크로” 환경단체, “환경훼손 불가피, 제자리에”
1993년 대전엑스포의 기념 조형물인 한빛탑을 과학도시 대전의 랜드마크로 활용하기 위해 인근 우성이산으로 옮기자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한빛탑은 현재 주변이 고층건물로 둘러싸이면서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는데 따른 해결책 차원에서다.
대한민국 최초로 국제박람회 기구의 공인을 받아 개최된 대전엑스포93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한빛탑은 엑스포다리와 함께 대전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한빛탑이란 이름은 지혜로운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잇는다는 뜻이다. 빛, 과학, 우주를 모티브로 외관이 디자인됐다.
한빛탑을 구성하는 각 조형물에는 엑스포와 관련된 많은 의미를 부여했는데 과거를 뜻하는 하단부의 1993개 화강암은 개최년도인 1993년 첨성대를 의미한다. 또 현재를 뜻하는 중앙부는 현재의 발전된 과학 한국, 미래를 뜻하는 윗부분의 원뿔은 미래로 뻗어가는 한국인의 상승과 도약의 의지를 의미한다. 1993년 당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던 우리나라에 있어서나 엑스포를 기점으로 과학도시로 거듭났던 대전에게 있어 뜻깊은 조형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변에 고층건물들이 세워져 한빛탑이 보이지 않게 된 상황이 가중되자 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 ㈔대전학연구회는 93m 높이의 한빛탑을 탑 뒷산인 우성이산(178m)으로 이전하면 최대 271m를 확보하는 한편 지역 전체를 관망할 수 있는 조망권을 선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한빛탑은 이전 작업만 하면 되는 만큼 큰 예산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학연구회 소속 김태명 한남대 명예교수는 “한빛탑은 주변 건물들에 가려져 보이질 않아 잊히는 상황”이라며 “한빛탑을 우성이산으로 이전하면 대전의 랜드마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은 동식물 서식지 파괴 등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와 대치한다.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는 “한빛탑 이전은 결국 환경파괴를 초래할 것이다. 제자리에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전학연구회 소속 강병수 충남대 명예교수는 “한빛탑은 연면적이 넓지 않아 큰 환경파괴는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전으로 인해 얻는 시민의 감상적 가치나 대전 랜드마크로서의 가치가 더욱 크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글·사진= 신성재 기자 ssjreturn1@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