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3명 7시간만에 극적 구조

조개캐다 조난 ··· 익사직전 발견

2010-08-15     윤기창 기자
맛조개잡이로 유명한 태안 바람아래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기던 일가족 3명이 깊은 밤에 맛 조개잡이를 하다 갑자기 밤바다를 뒤덮은 짙은 안개 속 칠흑 같은 바다에서 그만 길을 잃고 사경을 헤매다 태안해경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사고는 서울에서 안면도 바람아래해수욕장으로 피서 2일째, 맛조개가 많이 난다는 소문을 듣고 신 모(56·강남구 일원동) 씨 일가족 3명(부인과 아들)은 지난 12일 오후 11시 30분 경 맛조개잡이에 나선다.당시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초속 1.5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해수욕장에서 먼 바다 쪽 1.5㎞까지 깊이 들어간 일가족은 갑자기 뒤덮은 안개 속 바다에서 길을 잃고 소지하고 있던 전화기로 119에 신고는 했지만, 방향감각을 잃고 더 위험한 깊은 바다 쪽으로 향하던 이때가 13일 0시 30분 경.신고를 받은 태안해경은 122구조대와 경비정 3척을 출동시켜 본격 구조작업에 돌입한다.현지에 급파된 122구조대원 20명은 한 치 앞도 살필 수 없는 칠흑같은 바다에서 실종자들과의 휴대폰이 불통인 상황에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식의 실종자 수색에 나선다.날을 새며 바다를 갈퀴질 하듯 샅샅이 뒤지던 122구조대는 다음날 오전 7시 경 구조요청 7시간 만에 바람아래 해수욕장에서 3.5㎞쯤 깊은 바다 한가운데 등대섬에서 실종신고 일가족을 발견, 구조에 성공했다.구조당시 일가족은 벌써 몸은 반쯤 바닷물에 잠기고 비바람에 체온은 떨어져 기진맥진한 상태였다.하마터면 돌아오는 백중사리(바닷물 최고) 때 바닷물에 잠기는 등대섬에 갇혀 일가족은 목숨을 잃을 뻔 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이들은 이날 전화기가 바닷물에 젖는 바람에 불통, 더 이상 구조요청을 하지 못하고 바닷물에 떠 있는 바위(등대섬)에 몸을 기댄 채 부둥켜 앉고 체온을 유지하며 바닷물이 차(밀물)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이겨 내며 구조의 손길만 기다렸다.모두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신 모 씨는 “목숨을 구해준 태안해경 구조대원들에게 감사하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잘 견뎌준 부인과 아들이 대견스럽다”며 부인과 아들은 “태안 해경을 평생 잊지 않겠다는 말과, 일기예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변상옥 태안해경 공보실장은 “태안 관내 각 해수욕장에는 해경 초소가 있는 만큼 초소에서 안내를 받으면 위험을 피할 수 있다”며 “바다주변의 지리에 밝지 않다면 밤늦은 시간에 깊은 바다에는 나가지 않는 게 상책”이라며 “해경초소에 신고나 상담을 하면 밤늦은 시간 바다에 나가도 되는지를 확인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