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의 성씨이야기〉 금강유역 토성(土姓) 및 입향성씨 9) 연주현씨(延州玄氏)(6)
'한국의 쉰들러' 의학자 현봉학 흥남 철수때 9만여명 살려내
현봉학(玄鳳學, 1922년∼2007년 11월 25일)은 함경북도 성진 욱정에서 태어난 재미 의학자(임상병리학)이며, 흥남 철수 작전 당시 9만 8000여 명을 살려내 ‘한국판 쉰들러’로 불린다.
함북 성진 욱정에서 함흥 영생고녀 교목을 지낸 현원국(玄垣國) 목사와 한국 장로교 여전도회장을 역임한 신애균(申愛均) 여사 사이에서 태어나 함흥고보와 세브란스 의전(연대의대)을 졸업했다.
해방 후 가족과 함께 38선을 넘어 월남했고, 1947년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일했다. 이화여대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윌리엄스 부인의 주선으로 미국 리치몬드주 버지니아주립대학에서 유학, 2년 후 임상병리학 펠로우십을 수료했다. 1950년 3월 귀국해 세브란스 병원에서 일하다 한국전쟁을 맞았고 해병대의 문관 겸 알몬드 10군 사령관의 민사부 고문으로 일했다.
이후 펜실베이니아 장로교대학 메디칼센터에서 레지던트를 마쳤으며,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1년부터 1962년까지 뉴저지주 플레인필드에 있는 뮐렌버그 메디칼센터의 병리학자로 일했고, 1962년부터 1987년까지는 뮐렌버그 메디칼센터 연구소장으로 재직했다. 또 버지니아 의대, 콜럼비아 내과.외과의대, 피츠버그의 토머스 제퍼슨대학교, 펜실베이니아 의과대 등에서 병리학 및 혈액학 교수로 재직했다.
연세대 의대 객원교수도 역임했다. 미국 임상병리학회, 국제혈액학회, 미국 병리학회 회원, 한국임상병리학회 명예회원으로 활동했다.
한국 보건부장관 고문, 미 의학회 편집위원, 미 병리학회지 편집위원을 지내며 활발하게 저술 활동을 해 한미 양국 의학계에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2007년 11월25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뮐렌버그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문필가 피터 현과 호국인물로 선정된 고 현시학 제독이 현 선생의 동생이다.
현 박사는 한국전쟁 당시 피난지인 대구에서 지인의 소개로 한국 해병대의 문관이 됐다. 해병대를 따라 강원도 고성에 머물다가 알몬드 10군단장을 만나 민사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흥남 철수 작전에 관여했다.
당시 피난민이 함께 승선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미군측을 설득해 9만 8000여 명을 메러디스 빅토리호 등 수송선에 싣고 거제도로 옮기게 했다. 당시 피난민들은 선박 구석구석뿐 아니라 차량 밑, 장갑차 위에서 ‘모세의 기적’처럼 홍해를 건너는 심정으로 거제도로 갔다고 회고한다.
서재필기념재단 초대 이사장을 비롯해 안창호, 안중근, 장기려 등을 기리는 사업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보건의료협력본부 고문을 맡았으며 윤동주의 묘를 찾아내 단장하고 ‘윤동주 문학상’을 제정했다.
임상병리학 연구로 1992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임상병리학회(ASCP)가 주는 세계적 권위인 ‘이스라엘 데이비슨상’을 수상했고, 2005년 서재필 의학상을 받았다. 아버지는 현원국, 어머니 신애균친형 현영학(1921년~2004년, 이화여대 신학대 교수, 문리과대학 학장), 형수 윤보희(이화여자대학교음악과 교수, 명예교수 역임), 동생 현시학(대한민국 해군 소장, 주 이란 대사, 주 멕시코 대사), 동생 현순, 동생 현웅-피터 현(언론인, 뉴욕 거주), 동생 현요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