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학교 학생들이 나눔과 공유의 가치 실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학생 신분에 공부에 열중하면서 취직준비 열심히 하면 됐지 대관절 무슨 나눔을 할 것이며, 또 무엇을 공유하느냐는 질문에 이들의 활동은 그 답이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는 한남대 사회적경제기업학과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한남대 사회적경제기업학과 학생들
비즈니스 방식으로 사회문제 해결
펀딩 플랫폼 통해 상품 제작·판매
판매 수익금 중 일부 사회로 환원
사회적경제는 우리 경제의 당당한 한 축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기업을 영위하지만 단순히 재화나 서비스를 파는 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키우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전과 혁신으로 규정되는 기업가정신을 사회적 가치 창출의 도구로 삼아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나가는 것이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다.
꽤 좋은 얘기이긴 하나 사실 실천은 어렵다. 사회문제 해결 과제와 비즈니스(수익) 모델을 매치시키는 것 자체가 만만찮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사회적·환경적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더는 기업도 이를 외면하고만 있긴 어려운 추세로 흐르고 있다. 사회적기업가 정신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다. 그래서 사회적경제기업학과 학생들은 이를 일찍부터 체득하고 있다. 3~4학년이 되면 듣게 되는 서진선 교수의 전공강의 ‘사회적기업가정신’을 통해서다.
학생들은 이 과목을 수강하게 되면 4~5명이 팀을 구성한다. 한 학기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함께 키울 파트너들이다. 이후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회문제를 고민해 프로젝트 출발의 닻을 올린다. 물론 그 전에 그동안 학습해 온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서 작성은 필수다. 사회 문제 해결을 목표로 사업계획서가 완성되면 곧 실전이다. 학생들은 펀딩 플랫폼을 통해 자신들이 직접 선정한 사회 문제를 상징하는 배지, 그립톡, 스티커, 머그컵, 비즈팔찌, 키링 등의 상품을 제작·판매한다.
지난 3년 이 수업을 통해서만 학생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산불 개농장 보호, 자립준비청년, 가족돌봄아동, 유기동물 보호, 보호종료아동, 해양쓰레기 등 사회가 직면한 여러 과제를 거침없이 밖으로 꺼내놓으며 지속적인 관심과 책임감을 세상에 호소했다. 특히 상품을 제작해 판매한 수익금 중 일부인 250만 원은 다시 사회로 환원하며 책임도 다했다.
창업에 필요한 기초 지식부터 그에 맞는 경영지식 습득은 물론이고 팀원들과 협동과 실천 감각까지 익힐 수 있으니 이쯤이면 이 수업은 퍽 옹골지다. 그뿐일까. 나눔과 공유의 가치까지 경험했으니 학생들은 훗날 사회적 경제를 이끌 체인지 메이커로 성장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학생들도 이를 확신한다.
유기동물 보호를 주제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회적경제기업학과 4학년 배진영 씨는 “사회 문제들을 비즈니스적으로 해결해보면서 기업가는 단순히 이윤만이 목표가 아니라 돈을 벌면서도 일부는 사회에 환원해 쓰임이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졸업해서 사회에 나가서도 학교에서 배운 대로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필요한 곳에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