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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도서신간 1월 5째주

지식인의 두 얼굴/우리 소나무/광고는 어떻게 세상을 유혹하는가… 외 40권

2020. 01. 29 by 김선아

▲ 지식인의 두 얼굴 = 폴 존슨 지음, 윤철희 옮김.

역사, 인문, 예술, 문화를 넘나들며 방대한 저작을 남긴 영국 작가의 1988년 원작을 번역한 책으로 2004년의 초판을 개정해 원서 출간 3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에디션’으로 재출간했다.

장 자크 루소, 카를 마르크스에서 미국의 극작가 릴리언 헬먼에 이르기까지 12명의 지식인을 각각의 장으로 다뤘으며 조지 오웰, 노먼 메일러, 놈 촘스키 등 일군의 인물을 다룬 하나의 장까지 포함해 모두 13개 장으로 구성했다.

위대한 정신병자(장 자크 루소), 저주받은 혁명가(카를 마르크스), 위선과 허위의 바다(어니스트 헤밍웨이), 행동하지 않는 지성(장 폴 사르트르) 등 각 장 제목에서 보듯 위대한 성취를 이룬 지식인의 삶에서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측면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교육 철학가 루소는 다섯 자식을 고아원에 내다 버렸고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모순과 계급 해방을 설파하면서도 자기 집 가정부를 45년간 착취했다.

농노 해방과 종교적 구원을 화두로 삼은 톨스토이는 사창가에 드나들면서도 여성과의 교제를 사회악으로 여겼으며 영웅적 행동주의자 헤밍웨이는 어머니를 혐오하고 아내들을 착취했다.

또한 사르트르는 인간의 자유와 실존을 이야기하며 여성의 성적 자유를 옹호했지만 실제로는 여성을 동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저자는 “인류의 운명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에 따라 무고한 수백만 명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것을 목격한 우리의 비극적인 20세기가 남긴 중요한 교훈은 지식인을 조심하라는 것이다”라고 썼다.

을유문화사. 652쪽. 2만2000원.

▲ 우리 소나무 = 전영우 지음.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보는 나무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소나무의 역사, 생, 문화 등 모든 것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우리의 문학·예술·종교·민속·풍수 사상에 자리 잡았고 우리 조상들이 생명과 장생·절조와 기개·탈속과 풍류를 상징하는 매개체로 삼은 나무가 바로 소나무다.

이와 같은 정신적 측면 못지않게 소나무의 물질적 역할 또한 컸다. 궁궐을 비롯한 옛 건축물 축조에, 거북선과 같은 전함은 물론 쌀과 소금을 실어나른 배를 만드는 데도 소나무가 쓰였다.

세계에 자랑하는 조선백자도 ‘영사’라 불리는 소나무 장작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소금 생산은 가마솥에 바닷물을 붓고 소나무에 불을 때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소나무가 이렇게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용도에 적합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고 따라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이기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견뎌내는 힘이 강해 화전을 일군 땅에서도 살아나고 땔감을 위해 베어버린 나무 터에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또 예로부터 궁궐재, 나라의 상징으로 조정이 소나무숲을 특별관리해 잘 보전하기도 했다.

산림생물학 박사이자 소나무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나라 각지의 대표적인 소나무 숲을 답사한 결과를 토대로 소나무숲과 환경 문제, 저마다 다른 모습인 소나무의 특징도 들려준다.

현암사. 432쪽. 3만원.

▲ 광고는 어떻게 세상을 유혹하는가 = 공병훈 지음.

인터넷과 IT, 콘텐츠와 커뮤니티, 그리고 PR 분야에서 20여년 간 현장 경험을 쌓았고 지금은 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가 시대와 광고의 변천, 발전 과정을 설명한다.

광고는 이미지와 문자를 사용해 사람들의 무의식에 파고들어 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며 물건을 구매하고 소비하도록 권유하는 활동으로 이런 역할은 원시시대의 점토판부터 현대 디지털시대의 인터넷 광고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이어진다.

책은 이런 관점에서 광고의 역사에서 광고의 이론과 원리는 물론 역사적 맥락 속에서 변화하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의 방법과 특징까지를 읽어낸다.

아울러 제품의 순도를 브랜드화한 아이보리 비누,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을 만들어낸 존 워너메이커, 정치선전의 전형이 된 키치너 포스터, 산타클로스 광고, 애플 컴퓨터의 ‘think different’ 등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거나 유명했던 광고 사례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오랜 세월 동안 미디어와 기술, 그리고 사회 변화의 선두에 광고는 존재해 왔으며 경제, 사회, 문화의 변화를 작동시키는 보이지 않는 엔진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지적한다.

팬덤북스. 376쪽. 1만6000원

▲ 진정한 느낌의 시간 = 페터 한트케 지음, 김원익 옮김

지난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페터 한트케의 중편소설 ‘진정한 느낌의 시간’과 무언극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시간’을 묶었다.

1975년 작품인 ‘진정한 느낌의 시간’은 파리 주재 오스트리아대사관의 언론 담당관이 여인을 살인하고 유기하는 꿈을 꾼 뒤부터 삶의 의욕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그린다.

그는 삶의 의미를 찾고자 모든 것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진정한 느낌’을 얻으려 애쓴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시간’에서는 다양한 인물 450여명이 등장해 각자 행동을 하며 광장을 오간다. 주인공은 특별히 없다.

모든 인물이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이어간다. 그런 무심한 모습들을 통해 독자 또는 관객은 실존적 고독과 불안을 깨닫는다.

1942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한트케는 1966년 첫 소설 ‘말벌들’로 등단했고 첫 희곡 ‘관객 모독’을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80여편의 작품을 발표했고 잘츠부르크 문학상, 오스트리아 국가상, 브레멘 문학상, 프란츠 카프카상, 실러상, 게오르크 뷔히너 상 등 독일어권 저명 문학상을 대거 휩쓸었다.

이상북스. 280쪽. 1만4800원.

▲ 죄인들의 숙제 = 박경리 지음

박경리 작가의 1978년 작으로, 대하소설 ‘토지’를 연재하다 오랜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1978년 범우사에서 처음 출간할 때 제목은 ‘나비와 엉겅퀴’였고, 1989년과 2004년에도 같은 제목을 썼으나 이번에 원제로 다시 출간한다.

불륜, 이혼 등 대중적 소재를 통해 비극적이고 고통스러운 인간의 운명을 탐색한다. 이상과 현실 속에서 흔들리는 가치관을 여성적 서사를 통해 형상화한다.

1926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박경리는 1955년 김동리 추천으로 등단해 ‘김약국의 딸들’, ‘파시’ 등 문제작으로 주목받았고, 1969년 9월부터 26년간 대하소설 ‘토지’를 연재했다.

월탄문학상, 인촌상, 호암예술상 등을 받았고 2008년 5월 5일 타계 후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마로니에북스. 638쪽. 2만3000원.

▲ 카뮈 = 최수철 지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직접 번역한 중견 소설가 최수철이 카뮈의 문학과 인생 여정을 따라가며 써낸 문학 기행문이다.

카뮈가 인생 전반기를 보낸 알제리부터 예술과 정치 활동을 활발히 펼친 파리를 거쳐 마지막 거처인 루르마랭까지 최수철이 직접 여행하며 그의 문학적 발자취를 뒤쫓는다.

이번 기행을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카뮈의 문학은 ‘부조리에서 반항을 거쳐 사랑으로 가는 도정’이었다.

부제는 지중해의 태양 아래에서 만난 영원한 이방인.

아르테. 284쪽. 1만8800원.

▲ 상어,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물고기 = 유종수 등 지음.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구원과 대학교수 등으로 재직 중인 전문가들이 상어의 생물학적 특징과 종류, 인간과 상어의 관계 등 상어에 관해 궁금한 것들을 다양한 사진, 그래픽 자료와 함께 설명해 준다.

현재 지구상에 서식하는 상어는 6500만~1억년 전에 지구상에 출현한 것으로 추정되며 종류는 9목 34과 106속 513종으로 최대 길이 20㎝에 불과한 난쟁이상어에서 성체 길이가 20m가 넘는 고래상어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종에 따라 얕은 수역과 심해, 대양의 표층은 물론 바다와 연결된 호수 및 하천에도 서식한다. 체내 수정으로 번식하며 새끼를 낳는 방법도 태생·난태생·난생 등으로 한결같지 않다.

세계적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상어는 27종으로 파악되며 우리나라에서는 백상아리·뱀상어·귀상어·홍살귀상어·청새리상어 등이 이에 속한다.

일부 종류의 고기와 지느러미는 식용으로 사용되며 스콸렌 재료인 간을 비롯해 일부 추출물은 의약품 재료로 쓰인다. 가죽과 이빨은 일부 국가에서 공예품 재료로 활용된다.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상어에게도 가장 큰 위협은 인간이다. 특히 지느러미가 샥스핀 요리에 쓰이는 종들은 전 세계적으로 한 해 1억 마리가 죽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의 마구잡이 어업은 상어 먹이를 고갈시키는 한편 어획대상 물고기들과 함께 상어를 그물에 걸리게 해 이중의 위협이 되고 있다.

지성사. 224쪽. 2만1000원.

▲ 펭귄은 펭귄의 길을 간다 = 이원영 지음.

극지연구소 연구원인 저자가 다섯 차례에 걸친 남극 체류 중 함께 생활한 펭귄들의 이야기다.

생물학자의 학술적 관찰기라기보다는 수많은 펭귄의 일상에 때로는 기뻐하고 때로는 안타까워하고 때로는 인생의 의미를 반추하는 에세이에 가깝다.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바위 위에 꿋꿋이 서 있는 아델리펭귄, 세찬 눈보라에 얼음 알갱이와 눈이 몸에 달라붙은 ‘눈펭귄’, 알에서 갓 부화해 잿빛 솜털이 가득한 아기 펭귄, 펭수를 닮은 어린 황제펭귄 등 저자가 직접 찍은 펭귄 사진들을 거의 페이지마다 수록했다.

펭귄 캐릭터로 인기인 펭수가 추천사를 썼다.

위즈덤하우스. 240쪽. 1만3800원.

▲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 바닷속 무척추동물: 킹조지섬 편 = 김상희, 김사흥 지음.

남극 생물학자들이 영하 1.9℃인 남극 바다에서 탐사한 무척추동물 세계를 보여준다. 이 가운데는 이들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신종도 있다.

남극 해양생태계에서 무척추동물은 먹이그물의 불가결한 부분이다. 또 남극 생물 중 절반가량이 저온에 적응해 오랜 기간 종 분화과정을 거쳐 남극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라고 한다.

책은 남극 바닷속 무척추동물이 저온에 적응한 진화의 비밀과 이들의 생존전략, 갈수록 빙하가 녹고 얇아지는 환경변화 속에 이들이 처한 위기 등을 잘 보여준다.

또 얼어 터질 듯한 영하의 바닷속을 잠수하며 연구를 이어간 생물학자들의 열정이 남극 바닷속 풍경을 담은 사진과 글에 생생히 드러나 있다.

지오북. 168쪽. 1만5000원.

▲ 서사시 금강산 = 공광규 지음

5부 129편으로 구성해 1만행이 넘는 서사시다. 2004년 7월 금강산 관광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했다.

민중시, 민족정신을 추구한다는 공광규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이다.

기행문처럼 금강산의 절경을 묘사하고 역사 속 인물들도 노래한다. 금강산 관광길을 연 정주영과 남북 경협 사업을 하다 여전히 의문이 남는 자살을 한 것으로 기록된 정몽헌도 거론한다.

천년의시작. 380쪽. 1만원.

▲ 푸른 옷을 입은 소녀 = 데릭 B. 밀러 지음, 윤미선 옮김

현직 국제분쟁 전문가인 데릭 B. 밀러가 실화를 바탕으로 2016년에 쓴 장편소설이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에 주둔했던 미군 병사와 현장을 취재했던 타임스 기자가 22년 만에 시리아 내전에서 다시 만나 전쟁 트라우마를 이야기한다.

이들의 눈을 통해 중동 분쟁 지역에 사는 어린 난민들의 어려운 처지와 피의 땅 중동의 비극을 조명한다. 

구픽. 456쪽. 1만4800원.

▲ 유세명언 1 = 풍몽룡 지음, 김진곤 옮김

중국 고전 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풍몽룡의 소설집이다.

중국 학계에서 ‘삼언’으로 일컫는, 풍몽룡 단편소설집 세 권 중 첫 번째 시리즈다. 유세명언 다음은 경세통언, 성세항언인데, 각각 40편의 단편이 실렸다.

유불선 세계관을 바탕으로 술수와 사기·행운·귀인·풍류·지조·화해·욕망·불륜 등 다양한 테마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국내에 처음으로 완역돼 소개된다. 

민음사. 496쪽. 1만8000원.

▲ 한국 한시의 장르적 시각 = 박혜숙 지음.

국문학자이자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인 저자가 옛 문인들이 쓴 서사한시와 악부시를 논했다.

저자는 서사한시에 대해 서사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한시로, 현실 세계와 인간을 향한 관심 증대에서 비롯했다고 설명한다. 또 체험과 감정을 주관적으로 표현한 서정한시와는 다르고, 인물과 사건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한다.

악부시는 우리나라 역사와 풍속을 묘사한 시와 민요풍 노래다. 저자는 조선 전기, 조선 후기, 근대로 나눠 악부시 창작 양상을 검토하고, 김려가 지은 ‘사유악부’와 이학규가 쓴 악부시를 분석했다.

그는 머리말에서 “한시는 전통적으로 심미성·내면성 혹은 사회성·역사성을 추구한다”며 한시 중에는 예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민중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현한 작품이 적지 않다고 했다.

소명출판. 318쪽. 2만2000원.

▲ 시장과 협력 = 조대엽·이명진·김수한 외 지음.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평등 해소와 연대를 위한 방법으로 제시되기도 하는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를 분석한 논문을 모았다.

작년 12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에 임명된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정민 숭실대 강사와 함께 쓴 글에서 “20세기 말 이후 장기화하는 저성장시대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양극화와 일자리”라고 진단하고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기업 중요성을 역설했다.

저자들은 “사회적기업은 협력과 연대의 사회적 가치 추구가 궁극적 목적이고, 공공성 재구성과 가치 협력에서 적극적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투자를 통해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남. 332쪽. 1만9000원.

▲ 하늘의 자손, 고구려의 왕과 왕자들 = 김현숙 지음.

고구려 지방통치체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현숙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정책실장이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쓴 고구려 역사서.

주몽·대무신왕·광개토왕·장수왕·보장왕 등 고구려 임금 11명과 왕자 6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고구려를 이룬 다양한 사람들-고구려 남자, 고구려 여자’도 함께 펴냈다. 고구려 주요 인물을 색다른 시각에서 살피고, 그동안 조명받지 못한 사람들을 소개했다.

동북아역사재단. 245쪽. 1만원.

▲ 환율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 임경 지음.

외환시장의 이론과 실무에 두루 해박한 한국은행 출신 저자가 환율의 기본적인 개념에서 환율 전쟁의 역사와 외환거래 현장에 이르기까지 외환과 환율에 관해 궁금한 것들을 정리했다.

환율이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4층 건물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비유한다.

1층은 기축통화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 2층은 고정환율제와 변동환율제 등 환율체제를 둘러싼 전쟁, 3층은 환율 수준을 공격하는 공군과 이를 방어하고자 하는 육군 간의 전쟁, 4층은 환율 움직임을 통해 돈을 벌거나 또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손익 전투로 구분한다.

1~3층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국가의 힘이 총체적으로 반영되는 전쟁이지만 4층의 싸움은 주로 금융기관 기업, 개인 등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손익을 다투는 전투다. 정책 당국도 때로는 4층 전투에 참여한다.

책은 각 층에서 이뤄지는 전쟁 및 전투의 실체와 참여 주체의 전략을 역사적 사례와 이론적 분석 틀을 동원해 설명한다.

이러한 기초 지식을 출발점으로 삼아 도달해야 할 지점은 환율 예측이다. 저자는 환율 변동을 분석하는 대표적인 기법들을 간단히 소개하지만 이런 기법들에도 한계가 있으며 환율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때로는 무모하기까지 한 작업이라고 털어놓는다.

생각비행. 460쪽. 2만원.

▲ 김언호의 세계서점기행 = 김언호 지음.

1976년 출판업체 한길사를 설립한 이래 40년 이상 책 만드는 현장에서 일해왔고 직접 서점도 운영하는 저자가 2016년 출간한 ‘세계서점기행’ 증보판이다.

프로출판인이 서점의 인문학을 본격 구현한 책으로 화제를 모은 ‘세계서점기행’은 방송사 서점 기행 프로그램의 기반이 되기도 했고 중국, 대만에서 번역돼 현지에서도 호평을 받았으며 일본에서도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저자가 유럽, 미국, 중국, 일본의 서점 20곳을 찾아 그곳의 서점인들과 책의 정신, 서점의 철학에 관해 토론한 내용을 담았다. 서점이 지나온 길과 서점에 품은 책과 사람들, 주변의 풍경을 쫓아가다 보면 자연히 그곳 문화의 향기를 맡게 된다.

4년 전 초판과 비교하자면 중국 베이징의 완성서원과 싼롄타오펀서점에 관한 내용은 완전히 새로 썼고, 중국 난징의 셴펑서점, 상하이의 지평서원, 일본 도쿄의 크레용하우스는 부분적으로 수정했다. 저자가 직접 개점한 경기 파주 헤이리북하우스와 서울 순화동천에 관한 이야기도 실었다.

저자는 “내 책으로 인해 서점을 주제로 하는 여행 프로그램이 생겨난다거나 책을 읽고 서점을 열었거나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듣고 있다”면서 “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고 서점을 열게 하는 것이 나의 숨겨진 목표입니다’라고 한다”고 썼다.

한길사. 508쪽. 1만9000원

▲ 맨 얼라이브 = 토머스 페이지 맥비 지음, 김승욱 옮김.

여성에서 남성으로 변신한 저자가 자신의 삶에 큰 상처를 남긴 비극적인 사건을 딛고 트랜스젠더 남성으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을 담담히 기술한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는 4살 때부터 아버지에게 성적인 학대를 당했고 9살 때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엄마의 반응은 “남자들이란…”이라는 말이었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남자라고 생각한 저자는 이 일로 남자에게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없게 됐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투명인간처럼 지내는 것뿐이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숨죽여 지낸 저자는 강도를 만나 죽을 뻔했다가 겉보기에 남자 같았던 그가 여자 목소리를 내자 강도가 깜짝 놀라 풀어준 덕에 생명을 건지게 된다.

강도 사건을 계기로 인생의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를 동물적으로 깨달은 저자는 아버지를 찾아가 과거의 트라우마와 대면한다.

그는 자신을 해친 아버지 역시 인간임을 인정하며 복수와 폭력 대신 측은지심과 용서를 선택한다. 그리고 숨겨두었던 남성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하기로 결심하고 호르몬 요법을 시작해 31살로 법적인 남성이 되는 절차를 마무리한다.

북트리거. 240쪽. 1만5000원.

▲ 금강 = 김홍정 지음

김홍정 작가가 기획과 집필에 15년을 쏟아부은 대하역사소설. 모두 10권으로 완간했다.

민초의 반란 사건인 ‘이몽학의 난’을 모티브로 해 중종반정 이후 임진왜란을 거쳐 허균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16~17세기 조선 사회를 조명한다.

실록을 비롯한 각종 사료를 바탕으로 기묘사화, 을사사화, 기축사옥 등을 통해 사대부들이 권력 투쟁을 거듭하던 상황, 그리고 당쟁과 정치 실종 속에 피폐해진 백성들 삶을 그려낸다.

민초들이 자생적 비밀결사체 ‘동계’를 조직하고 부패한 권력에 목숨 걸고 저항하며 사회경제적 변혁을 추구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동계 결사체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인물들을 평범한 여성들로 설정하면서 남성 중심적 영웅 서사를 뒤집어 새로운 역사 서술을 선보인다.

솔 출판사. 각 권 296~348쪽. 각 권 1만4000원. 세트 14만원.

▲ 보라색 사과의 마음 = 최민우 외 지음

주목받는 젊은 작가 6명이 모여 멜랑콜리(우울함)를 테마로 한 단편들을 쓰고 엮었다.

표제작인 최민우 ‘보라색 사과의 마음’을 비롯해 조수경 ‘알폰시나와 바다’, 임현 ‘그다음에 잃게 되는 것’, 김남숙 ‘귀’, 남궁지혜 ‘당신을 가늠하는 일’, 이현석 ‘눈빛이 없어’가 실렸다.

문학을 통해 우울함과 정신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지친 이들을 감싸 안으려는 시도다. 상처는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라 끌어안고 어루만지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산책방. 272쪽. 1만4800원.

▲ 우물과 탄광 = 진 필립스 지음, 조혜연 옮김

미국 잡지 기자 출신 작가 진 필립스 첫 장편소설이다. 대형 서점 반스앤드노블에서 호평받아 세계 29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1930년대 가난한 미국 탄광 마을에서 살아가는 가족이 이상한 사건을 접하고 나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평범하지만 애틋한 가족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 여자가 갓난아기를 우물에 버리고 사라진 미스터리한 사건의 이유를 추적하는 평범한 가족은 그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고민한다. 

문학동네. 360쪽. 1만3800원.

▲ 열 번의 산책 = 에디스 홀 지음, 박세연 옮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 가운데 행복에 관한 내용을 현대적 언어로 다시 풀이한다.

주관적 행복의 의미를 탐구한 최초의 철학자라고 할 만한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한 인간이 되기 위한 정교한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여기에는 자아실현, ‘의미’의 발견, 삶에 대한 창조적 참여의 ‘흐름’, 긍정적인 감정과 같은 현대 사상가들이 행복을 말할 때 거론하는 모든 개념이 포함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의 주관적 행복은 각자의 고유하고 중요한 책무라고 봤으며 심리적으로 행복한 상태가 ‘올바른 습관’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믿었다.

그는 나아가 행복은 확산이 가능하다고 가르쳤다. 선을 행할 능력이 파괴되지 않은 모든 사람은 배움과 노력의 과정을 통해 행복을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고전에 관한 연구, 저술, 강연 활동을 활발히 하는 저자는 행복, 잠재력, 의사결정, 의사소통, 자기 인식, 의도, 사랑, 공동체, 여가, 죽음의 운명 등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할 10개 산책길을 택해 그의 가르침을 현대적 맥락에 맞게 설명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제자들과 산책하며 토론을 나눈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오늘날 ‘워라밸’이라고 부르는 것의 중요성을 일찍이 설파했다. 그는 인간의 노동은 일반적으로 생물학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가 다른 동물과 공유하는 것이며 인간의 완전한 잠재력이 실현되는 것은 오로지 여가 시간을 통해서라고 믿었다.

이렇게 그가 나긴 교훈을 의사결정, 입사지원서 쓰기, 면접에서 의사소통, 성격 분석,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친구와 파트너 선택하기 등 현대 일상의 다양한 실천 과제에 적용한다.

예문아카이브. 320쪽. 1만8000원.

▲ 달라진 한국 일본 다루기 = 김현구 지음.

수십년간 일본을 연구하고 일본사를 대학 강단에서 가르친 저자가 한일 관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진정한 극일과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한 과제를 제시한다.

저자는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은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약점을 쥐고 길들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한국을 ‘말 잘 듣는 나라’로 만들려는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일본이 어떤 나라인지, 일본인은 어떤 사람들인지를 잘 알아야 한다.

일본은 한국과 가장 밀접하게 얽힌 나라이면서도 가장 경계해야 할 나라인 동시에 우리에 앞서 같은 역사의 과정을 밟는 나라임을 역사적, 지정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그러면서 일본 집권 세력의 한반도 인식과 일본의 저력을 나타내 주는 일화 등 우리가 몰랐던 일본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한국은 선제적으로 준비해 통일을 이뤄 21세기 동아시아의 주역이 돼 보편적 가치에 바탕을 둔 지역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이상미디어. 320쪽. 1만6000원.

▲ 샴페인에서 바게트, 빅토르 위고에서 사르트르 = 최연구 지음.

‘어원으로 풀어본 프랑스 문화’라는 부제와는 달리 어학적 접근이라기보다는 프랑스에 관한 ‘잡학 사전’에 가까운 책이다.

프랑스와 관련된 111개 키워드를 문화와 역사로 대별해 역사적 기원과 의미, 이모저모 흥미로운 얘깃거리들을 들려준다.

파리, 레스토랑, 보졸레 누보, 크루아상에서 그랑제콜, 아그레망, 쥐라기, 샤를마뉴, 방카슈랑스, 발레 파킹에 이르기까지 정신이 사나울 정도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부록으로 ‘프랑스와 다른 나라의 언어 비교표’를 수록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어 ‘기욤(Guillaume)’은 영어로는 ‘윌리엄(William)’이고 독일어로는 ‘빌헬름(Wilhelm)’이며 프랑스어 ‘노트르담(Notre Dame)’은 영어 ‘아워 레이디(Our Lady)’, 독일어 ‘운저레 리베프라우(Unsere Liebe Frau)’, 한국어 ‘성모 마리아’에 해당한다.

살림. 352쪽. 1만8000원.

▲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 박노해 글·사진.

“최고의 삶의 기술은 언제나 가장 단순한 것으로 가장 풍요로운 삶을 꽃피우는 것이니. 하여 나의 물음은 단 세 가지다. 단순한가 단단한가 단아한가. 일도 물건도 삶도 사람도.”

1984년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시인이 찍은 사진과 글로 엮인 사진 에세이집이다. 이번 사진 에세이는 지난해 10월 출간됐던 ‘하루’에 이은 두 번째 책. 1991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사건으로 체포, 고문, 무기징역에 처해졌던 시인은 1998년 감옥에서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된 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20여년간 ‘지구시대 유랑자’로 ‘사랑의 순례길’을 걸었다.

이번 사진 에세이는 지상에서 가장 멀고 높고 깊어 지도에도 없는 마을을 걸으며 우리가 잃어버린 좋은 삶의 원형을 흑백 카메라와 만년필로 담아냈다. 책에는 결핍과 고난 속에서도 단순한 살림으로 풍요롭고, 단단한 내면으로 희망차고, 단아한 기품으로 살아가는 수단, 인도네시아, 페루, 파키스탄 등 세계 12개국 사람들의 일상이 37점의 흑백사진과 이야기로 펼쳐진다.

느린걸음. 128쪽. 1만8000원.

▲ 다, 괜찮다 = 이의수 지음.

“행복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는 것이다.” 마흔 이후 30년을 연구하는 서드 에이지(Third Age) 전문가인 저자는 사회적 성공, 경제적 풍요,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 하지 말고 행복한 이기주의가 돼 내가 행복한 일, 내가 재미있는 일을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40대 나이가 되면 모든 것을 포용하는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40대가 되고 50대가 되어도 여전히 불안하고 흔들리며 아프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 사회가 주는 압박감, 무력감과 상실감이라는 인생의 무게를 짊어진 이들 중년은 황망한 삶의 한복판에 서 있기 마련이다.

저자는 상처받은 중년들의 사연을 들려주며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도 일러준다. 그중 하나가 자기긍정으로 새로운 꿈꾸기를 해보라는 것. 중년이 꾸는 꿈은 ‘목표’ 지향적인 꿈이 아니라 ‘목적’ 지향적인 꿈이다. 삶의 목표와 삶의 목적을 분명히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돈 자체보다 돈이 주는 여유로움을 추구하고,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주고받는 따뜻한 관계의 소중함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한국경제신문사. 296쪽. 1만6000원.

▲ 아디야샨티의 가장 중요한 것 = 아디야샨티 지음. 이창엽 옮김.

서구 영성계의 떠오르는 지도자로 평가받는 아디야샨티(Adyashanti)의 신간. 저자가 책에서 독자에게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이다.

그는 아무리 현명한 영적 스승도, 아무리 심오한 가르침도, ‘당신에게 중요한 것’을 대신 발견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계속 책을 읽고, 이 스승 저 스승에게 배우며, 몇 년씩 명상을 비롯한 다른 영적 수행을 하지만 ‘저게 아주 좋아 보이는 걸. 저걸 해야겠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이 규정한 것을 좇을 뿐이다.”
그는 개인이 가장 중요한 것을 만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으로 수양을 제안한다. 가장 중요한 것을 밝혀주는 것은 아디야샨티 자신 같은 영성 지도자가 아닌 개인 각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진정한 의미를 얻기 위해 충분히 생각해야 하고, 며칠이든, 몇 달이든 명상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저자는 우리가 저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서는 우리 삶이 우리에게 속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디야샨티는 14년 간 배운 선(禪)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펼치라는 요청을 받고서 영성 지도자로 나선다. 1996년부터 전통이나 이데올로기에 구애받지 않는 가르침을 전파했다.

“내가 가리키는 ‘진리’는 어떤 종교적 관점, 신앙 체계, 교리에도 한정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모든 사람 안에 있습니다.”
그간 쓴 책으로는 ‘공의 춤’, ‘깨어남에서 깨달음까지’, ‘완전한 깨달음’, ‘은총에 빠지다’ 등이 있다.

불광출판사. 280쪽. 1만7000원.

▲ 엄마리딩 = 홍보라 지음.

아이를 낳고서 잘 키우려 노력하다 ‘엄마와 나’ 사이에서 방황했다. 무기력과 우울증으로 감정 조절이 되지 않을 때, 살기 위해서 책을 읽었다.

저자는 독서를 하니 행복이 성큼 찾아왔다고 한다. 엄마의 책읽기 ‘엄마리딩’은 지치고 힘든 엄마들에게 탈출구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으며 작지만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언한다.

경원북스. 252쪽. 1만3000원.

▲ 뷰티풀 큐어 = 대니얼 데이비스 지음, 오수원 옮김.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면역학 교수로 ‘네이처’, ‘사이언스’ 등에 실린 논문을 비롯해 1만 회 이상 인용된 학술 논문 130여 편을 지은 저자가 질병과 싸우고 스스로 치유하는 우리 몸의 놀라운 능력에 대해 알려준다.

면역학 분야 과학자들과의 인터뷰와 면역학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살펴봄으로써 면역학의 진보가 이뤄진 방식을 다룬다. 이 과정에서 면역계가 어떻게, 그리고 왜 현재 밝혀진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발견해낸 무명의 영웅들과 반항아들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그리고 스트레스와 호르몬, 면역계 간의 상호작용, 조절 T세포와 장내 미생물, 신비한 T세포 수용체 단백질 CTLA-4 등 ‘몸속에 펼쳐진 은하계’를 제법 심도 있게 탐구한다.

저자는 “우리 몸에 내재한 자체 치료제인 면역계는 인류가 고안해낸 그 어떤 약물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면서 “우리는 면역계의 비밀 중 많은 것들을 풀어냈으나 태양계나 금융시스템 등 모든 거대한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면역계 또한 여전히 수수께끼다”라고 썼다.

21세기북스. 376쪽. 1만8000원.

▲ 미라클 이퀘이션 = 할 엘로드 지음, 김잔디 옮김.

교통사고로 인한 6분간의 신체적 죽음과 파산이라는 경제적 죽음을 딛고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 ‘미라클 모닝’의 저자가 다시 한번 기적에 관해 이야기한다.

베스트셀러 ‘미라클 모닝’ 출간 이후 희망의 아이콘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생존율이 30%밖에 되지 않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걸려 생사의 갈림길에 섰고 신장과 폐, 심장 기능이 극도로 약해졌다.

그러나 그는 수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그들의 아침을 바꾼 사람답게 병마를 물리치고 다니던 회사에서 역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영업사원이 됐다.

책은 이러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려움을 신념으로 바꾸고 부정적인 감정을 해방하며 잠재력을 100% 깨닫고 에너지를 전환해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빛비즈. 284쪽. 1만5000원.

▲ 확신은 어떻게 삶을 움직이는가 = 울리히 슈나벨 지음, 이지윤 옮김.

독일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뇌과학, 심리학, 철학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희망이 사라진 시대에 살아갈 용기를 잃지 않을 방법을 이야기한다.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이는 환경에서도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방법은 바로 ‘확신’이다.

확신은 어떻게든 잘될 것이라는 식의 순진한 희망이나 긍정적 사고, 낙관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허구의 희망에 휩싸이는 대신 상황의 본질을 똑바로 보고 기회와 장애물을 모두 포착하는 자세를 말한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삶의 동력을 잃어가는 이유로 ‘감정’을 들고 있다. 감정은 경제지표와 같은 객관적 수치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다른 상황이나 사람과의 ‘비교’를 기반으로 한다. 획득의 기쁨보다 상실의 고통을 더 강하게 기억하는 뇌의 메커니즘, 대니얼 카너먼이 말한 ‘손실 회피 편향’도 여기에 한몫한다.

해결책은 자기에게 끊임없이 몰두하는 강박적 삶에서 벗어나 사회적 공감을 이루는 삶을 사는 것이며 나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인플루엔셜. 304쪽. 1만5800원.

▲ 사라지지 않는 여름 1·2 =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선댄스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퀴어 소설이다.

12살에 부모를 잃은 소녀 포스트가 동성애에 빠지면서 성장통을 앓는다. 그는 여자친구 아이린과 키스한 날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는다.

하지만 포스트는 오히려 잘못을 들키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들고, 이런 생각은 다시 자기혐오로 이어진다. 할머니와 이모 손에 맡겨져 성장하던 포스트는 동성과 본격적인 사랑을 느끼며 혼란에 빠진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캐머런을 교정시설에 보내고, 이곳에서 캐머런은 고통스럽지만, 냉소적 태도를 견지한다. 그는 이런 교육을 ‘거짓’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원하는 정체성을 고수한다.

에밀리 M. 댄포스의 2012년 데뷔작으로 각종 상을 받았고, ‘캐머런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됐다. 영화는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다산책방. 1권 348쪽 1만4500원. 2권 292쪽 1만4000원.

▲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 = 박완서 지음

문지작가선 7번째 작품집으로 박완서의 중단편 소설을 엮었다.

1975년 초기작 ‘도둑맞은 가난’부터 한국전쟁을 견뎌낸 여성의 이야기 ‘공항에서 만난 사람’, 생명의 고귀함을 다룬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2000년대 작품인 ‘빨갱이 바이러스’ 등 10편을 엄선했다.

박완서는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를 통해 등단해 2011년 타계할 때까지 40여년간 소설집 ‘엄마의 말뚝’, ‘친절한 복희씨’, 장편소설 ‘미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한국문학작가상·이상문학상·대한민국문학상·현대문학상·대산문학상·황순원문학상 등을 받았고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문학과지성사. 397쪽. 1만5000원.

▲ 스캐너 다클리 = 필립 K.딕 지음, 조호근 옮김

20세기 미국 공상과학소설(SF) 거장 중 하나로 불리는 필립 K. 딕의 걸작선 시리즈 마지막 편이다.

그는 거의 평생 작품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고 가난에 시달렸으나 죽기 몇 년 전부터 주목받았다. 특히 할리우드가 그의 작품을 사랑했다.

그의 소설은 사후에 ‘블레이드 러너’, ‘토털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 ‘컨트롤러’ 등의 영화로 재탄생해 히트했다.

‘스캐너 다클리’는 마약과 전쟁에서 패배한 미래 사회에서 비밀경찰 아크터가 겪는 자아 분열을 다룬다. 이 작품 역시 2006년 키아누 리브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위노나 라이더가 주연한 영화로 제작됐다.

폴라북스. 492쪽. 1만6000원.

▲ 21세기 한국 고대사 = 김기섭 지음.

한국 고대사를 전공한 김기섭 한성백제박물관장이 쓴 고대사 개론서.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 사료를 정확히 번역해 싣고, 학계 연구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고고학 분야 연구 성과를 알리고자 했다.

한국 고대사 연구에 필요한 이론과 사료를 간단히 정리한 뒤 선사시대, 고대국가 형성, 고대국가 성장과 변천, 통일신라 성립과 변천, 발해 성립과 변천 순으로 기술했다.

저자는 한국 고대사 특징에 대해 “한국사는 문자 사용과 기록이 늦을뿐더러 철제 농기구가 널리 보급된 시기도 기원 이후로 꽤 늦은 편”이라며 고대사를 찬란하고 위대한 역사로 포장하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류성. 508쪽. 2만5000원.

▲ 사회심리학 = 로버트 치알디니·더글러스 켄릭·스티븐 뉴버그 지음. 김아영 옮김.

생각과 감정, 행동이 다른 사람과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연구하는 학문인 사회심리학 학술서. 원서는 2009년 초판이 출간됐고, 번역서는 2014년 개정 증보판을 우리말로 옮겼다.

‘설득의 심리학’ 저자인 로버트 치알디니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석좌교수가 같은 대학 심리학과 교수들과 함께 관계 맺기, 설득, 동조와 복종, 이타적 행위, 차별과 폭력 등을 조명했다.

저자들은 ‘사람’과 ‘상황’,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 행동을 분석한다. 현상을 논할 때 한두 가지 원인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저자들은 “진실은 다양한 색조가 모여 회색이 되는 소용돌이 안에 있다. 이러한 복잡성을 신중하게 탐색할수록 개인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돌리거나 거꾸로 사람을 상황의 수동적 장기말로 보는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된다”고 강조한다.

공격성 실험, 복종 실험, 균형 이론, 꼬리표 붙이기 전략 등 심리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다양한 실험과 이론 내용을 정리했다.

웅진지식하우스. 828쪽. 3만3000원.

▲ 한국 언론의 공정성 = 조항제 지음.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인 저자가 한국 언론에서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된 공정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저자는 공정한 언론을 ‘정확한 사실을 기초로 진실을 추구하고, 수용자에 중요한 계기적 정보를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작성해 중립적으로 보도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한국 언론 전개 과정, 공정성의 이론적 구성, 공정성 지향점, 공정성의 절차적 보장에 관해 설명하고 “현실이 정쟁에 오염돼 있다면 공정성 담론 역시 그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급속한 산업화·민주화로 경제와 사회 불평등이 심화한 탓에 언론 공정성이 더 중요해졌다고 진단하고, 공정성은 미래 사회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라고 강조한다.

컬처룩. 424쪽. 3만원.

▲ 조형예술의 역사적 문법 = 알로이스 리글 지음. 정유경 옮김.

오스트리아 출신 미술사학자이자 문화재 전문가인 알로이스 리글(1858∼1905)이 발표하지 않은 원고를 묶어 펴낸 단행본.

그가 다룬 조형예술은 회화·조각·건축·공예를 아우르는 용어로, 순수미술과 응용미술을 두루 지칭한다. 그는 특정 시대를 관통하는 예술의지가 있다면, 시대마다 조형예술의 독특한 문법도 존재한다고 봤다.

이러한 생각은 미술사가 일관된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고, 모든 시기 예술작품이 고유하고 대등한 예술의지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견해로 나아갔다.

저자는 서양미술 역사를 자연을 미화하는 시기, 자연을 정신화하는 시기, 예술 자체를 위해 자연과 경쟁하는 시기로 분류한다. 이는 각각 고대·중세·근대에 해당한다. 예술 목적은 고대에 사용, 중세에 종교적 표상, 근대는 장식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역자인 정유경 박사는 해제에 “리글의 이론에는 모순되는 다양한 요소들이 공존하지만, 20세기 후반에 발터 벤야민이 소외된 역사적 시기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해석한 리글의 방법론을 높이 평가하면서 재조명됐다”고 적었다.

갈무리. 464쪽. 2만5000원.

▲ 득음 = 배일동 지음.

전통 음악인 판소리 이론을 훈민정음과 음양오행 원리로 분석했다. 소리꾼인 저자는 머리말에서 장단이 무엇인지, 호흡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발성 이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안내서가 없어서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궁벽한 산속에서 7년간 발성 수련을 했다는 저자는 음양오행과 기(氣), 도(道) 같은 철학적 개념을 공부해야 소리 원리를 깨치고, 우주 섭리도 엿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경험을 바탕으로 터득한 ‘숨을 당겨야 소리가 튕겨 나간다’, ‘물이 깊어야 큰 배를 띄울 수 있다’, ‘장단은 시공의 흐름이다’ 같은 문구로 판소리 창법을 설명한다.

또 서양 성악은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우세해 밝고 웅장한 원심력 발성을 쓰지만, 판소리는 안으로 잡아당기는 소리가 강해 음이 다소 어두워도 선율이 감성적인 구심력 발성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소리를 잘하려면 풍부한 문학적 소양과 지식을 갖추고 격물치지(格物致知)를 하며 여행과 사회적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대의창. 552쪽. 3만원.

▲ 제국적 생활양식을 넘어서 = 울리히 브란트·마르쿠스 비센 지음. 이신철 옮김.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와 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회과학자인 저자들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할 방법으로 ‘제국적 생활양식’ 극복을 제안한다. 제국적 생활양식은 국경을 넘어 지구적 차원에서 노동력과 자연자원에 접근해 물질을 생산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일례가 선진국 주민을 위해 에콰도르 맹그로브 숲을 파괴하고 양식하는 새우다.

이들은 제국적 생활양식을 몰아내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착취에 제동을 걸 ‘연대적 생활양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코리브르. 280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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