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인데 겨울 같다. 안을 봐도 밖을 봐도 우울한 잿빛이다, 두려움에 졸린 표정이다. 봄은 왔는데 봄이 오지 않았다고? 봄은 왔을까, 여전히 겨울이다. 바이러스에게 빼앗긴 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슬그머니 고양이 발걸음으로 나서봤다. 마스크에 숨어서 헉헉 거리며. 갑천 물가에 닿으니 숨소리 조금 낸다. 징검다리 건너며 돌에 부딪치는 물소리를 듣는다. 봄을 알리는 소리, 그 위로 살랑이는 바람이 지나간다. 무채화 위로 새싹이 올라왔다. 갑천엔 봄이 왔다. 세상 어수선해도 봄은 왔다.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G]
비밀처럼 계절이 흘러
상처들이 아물어 가면
설레던 너는, 설레던 너는
한 편의 시가 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