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 멍군을 주고받으며 상대를 몰아붙이는 장기판은 흔히 장(將)이 두 말에 동시에 공격을 당해 피할 수 없어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두 장수를 둘러싼 훈수꾼들이 묘수에 감탄하며 흔히 외치는 ‘양수겹장이네!’라는 말은 바른말일까?

이때 사용하는 말은 ‘양수겹장’이 아니라 ‘양수겸장(兩手兼將)’이 바른말이다. 국어대사전을 빌려보면 ‘양수겸장’은 장기에서, 두 개의 말이 한꺼번에 장을 부르거나 양쪽에서 동시에 하나를 노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나이 드신 분들을 제외하면 장기를 두는 사람이 많지 않음에 따라 요즘은 양쪽이 동시에 하나를 노리게 되는 경우, 두 가지 일이 동시에 하나를 목표로 삼는 경우 등에 두루 사용된다.

‘양수겹장’이라고 많이 사용하는 것은 ‘겹’이란 단어 때문으로 보인다. ‘겹’은 ‘넓고 얇은 물건이 포개진 것, 또는 그 켜를 뜻하거나 사물이 거듭됨’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따라서 이 ‘겹’이란 단어 때문에 착각해 ‘겹장’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수겸장은 말 그대로 두 손(兩手)이 장(將)을 겸(兼)해 ‘장군이야’를 두 군데서 동시에 외친 것이라고 기억하면 ‘양수겹장’이라 쓰는 일은 없을 듯하다.

올 겨울 전력난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수겸장으로 정부가 효율적인 에너지 정책을 서둘러 수립하고, 국민 모두가 에너지 절약에 적극 앞장선다면 위기 극복은 반드시 가능하다.

<본사 상무/충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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