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생일이 육월이라고 그랬지? 아닙니다. 십월입니다.’
달력을 펼치고 공휴일을 셈하거나 누군가의 생일을 거론할 때면 으레 잘못 등장하는 것이 ‘육월, 십월’이다. 이때 사용하는 바른말은 ‘유월, 시월’이다.
‘여섯’을 의미하는 한자어 ‘육(六)’과 ‘열’을 의미하는 ‘십(十)’은 평소에는 발음에 문제가 없으나 몇 월이 어쩌고 하면 흔히 실수를 하곤 한다. 한자어는 본음과 달리 속음(본음과 달리 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음)으로도 발음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속음으로 적어야 바른말이 된다. 한글맞춤법 제52항을 보면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육월, 십월’은 발음하거나 듣기가 더 편한 탓(활음조현상)에 오랫동안 ‘유월, 시월’로 널리 사용돼왔다. 그래서 ‘유월, 시월’로 적어야 바른말이다.
또한 석가탄신일인 초팔일(初八日)은 ‘초파일’이라 하며, 한창 더울 때인 오월과 유월을 말할 때에도 ‘오육월’ 대신 ‘오뉴월’이라고 해야 한다.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을 뜻하는 ‘희로애락(喜怒哀樂)’도 속음으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한자음 그대로 ‘희노애락’이라고 하면 잘못 적은 것이다. ‘대로(大怒)’와 ‘곤란(困難)’, 불교 용어 ‘도량(道場)’, ‘보시(布施)’도 마찬가지다. 이 밖에도 본댁(本宅), 시댁(媤宅) 등 속음으로 사용되는 말이 우리 말 속에는 무척 많다.
이달부터 충남도가 내포 신도시로 이전한다. 대전과 함께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충남도의 내포시대를 축하한다. <본사 상무/충남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