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쓰레기통이 사라진 이유

요즘 길거리에선 좀처럼 쓰레기통을 찾아 보기 어렵다. 쓰레기 버릴 곳을 찾아 두리번거린 경험 한 번 쯤은 있을 터지만 쓰레기통이 왜 사라지고 있는 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결여된 시민의식이 쓰레기통을 내몬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전국적으로 거리의 휴지통이 줄어들긴 했지만 사람이 모이는 버스정류장과 공원 등에는 휴지통이 있었다. 이마저도 줄어들어 현재 대전에는 500여 개의 휴지통이 거리환경정화의 바로미터로 존치되고 있다.길거리 휴지통의 용도는 담배꽁초, 휴지, 껌 등을 한데 모으는 것이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각종 쓰레기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은 생활 쓰레기를 몰래 가지고 나와 거리 휴지통에 버리고, 일부 상인들은 쓰레기를 종량제봉투에 넣지 않고 버스 정류장 주변 휴지통에 무단 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차고 넘치는 쓰레기로 지저분해진 쓰레기통 주변은 양심의 가책을 줄여주며 작은 매립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동네 쓰레기 수거함으로 전락한 휴지통을 관할 관공서에서 추가 설치할 리 만무하다.한 구청 관계자는 “현재 휴지통이 파손돼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 교체를 하지 않고 오히려 수거해서 없애는 실정이다. 재활용품부터 음식물 쓰레기까지 버리는 일부 시민들 때문에 휴지통 입구를 작게 만들어도 봤지만 오히려 주변에 불법 투기하는 등 역효과만 유발됐다”며 “일부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휴지통 주변이 더러워지면 길 가던 시민들도 쓰레기를 버려 하나의 매립장이 형성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자치구마다 대안을 내놓았지만 실효를 거두지는 못했다. 다른 구 관계자는 “담배꽁초를 버릴 곳이 없다는 민원이 많이 제기돼 신호등이나 전봇대에 담배꽁초 전용 휴지통을 설치했지만 소용이 없다”며 “담배꽁초만 들어갈 정도로 입구가 작으니 일부시민들은 쓰레기를 올려놓고 가거나 PT병을 꽂아놓고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푸념했다.그래도 이는 양반 축에 들어간다.휴지통 주변을 화단으로 꾸며도 봤지만 하루 이틀만 지나면 화단 주변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어 버리기 일쑤다. 관계기관이 골치를 앓는 이유다.일부의 몰양심이 대다수 선량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꼴이다. 쓰레기 없는 도시 만들기를 위해 단내나게 뛰고 있는 대전시는 대시민 호소문이라도 발표하고 싶은 심정이다. 시 관계자는 “여러 가지 방안과 홍보, 교육 심지어 CCTV를 설치해 단속도 해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거리에 휴지통이 없다고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있지만, 이와는 반대로 이번 기회에 거리에서 휴지통을 완전히 없애자는 민원도 적지 않다”며 “쓰레기 없는 도시 대전을 위해 관계 공무원도 머리를 싸매고 열심이지만 시민들의 동참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시민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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