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누워 있지 말고, 라면이 불지 않았는지 가봐라.’
라면이 불어버리면 맛이 없다. 적당히 삶아야 한다. 그런데 위 글 ‘불지 않았을까?’는 잘못된 말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잘못 사용해 바른말처럼 보이겠지만 ‘붇지 않았을까?’로 써야 바른말이다.
우리말 ‘붇다’와 ‘불다’를 살펴보자. ‘붇다’와 ‘불다’는 활용형 때문에 헛갈리지만 반드시 구분해 써야 한다.
‘붇다’는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가 그 뜻이다. 국수나 라면은 붇는 것이며, 체중 또한 붇는 것이다. 착각은 ‘붇다’의 활용형 때문에 발생한다. ‘붇다’는 ‘불어, 불으니, 붇는’ 등으로 활용된다. 그래서 ‘체중이 불어 옷이 맞지 않는다. 물이 불으니까 배 타려는 사람들이 모두 포기하고 돌아갔다.’처럼 사용한다. 하지만 '붇다'를 '불다'로 쓸 수 없는 것처럼 ‘붇지, 붇는’도 ‘불지, 부는’ 등으로 잘못 사용하면 안 된다.
‘불다’는 ‘바람이 일어나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다.’ ‘유행, 풍조, 변화 따위가 일어나 휩쓸다.’ ‘입을 오므리고 날숨을 내어보내어, 입김을 내거나 바람을 일으키다.’ ‘입술을 좁게 오므리고 그 사이로 숨을 내쉬어 소리를 내다.’를 뜻한다. 그래서 ‘언 손을 녹이려고 입김을 후후 불다, 전쟁이 나 피바람이 불다, 스마트폰 유행이 불어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다.’등으로 쓰면 된다. ‘불다’는 ‘불어, 부니, 부오’의 형태로 활용된다.
자영업자 폐업이 너무나 많아 걱정이다. 시작 전 철저히 준비를 해 폐업자 수가 더 이상 붇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