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충남 월세 거래량 역대 최대 돌파

올해 들어 국내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량이 지난달 이미 100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달까지 전국적으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를 낀 계약은 105만 6898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1~7월) 전국 월세 거래는 2022년 84만 3078건, 2023년 83만 8773건, 지난해 83만 2102건으로 모두 80만건대에 그쳤으나 올해는 이미 100만 건을 훌쩍 넘긴 셈이다.
임대차 계약은 정해진 법정 기한 없이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되는데, 최근 월세 거래 증가 추이를 고려할 때 수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지역별로 서울(34만 3622건), 경기(29만 2205건), 인천(5만 1935건) 등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6만 3171건), 경남(4만 256건), 충남(3만 7117건), 대전(3만 6091건) 등 지방까지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다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8739건, 충북은 2만 3909건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월세가 낀 계약 비중은 2020년 40.7%, 2021년 42.5%, 2022년 51.0%, 2023년 55.0%, 지난해 57.3%에 이어 올해 61.9%를 기록해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
반면 전국 전세 비중은 2020년 59.3%, 2021년 57.5%, 2022년 49.0%, 2023년 45.0%, 지난해 42.7%에 이어 올해 38.1%를 나타내면서 30%대로 처음 떨어졌다.
대전의 경우 지난달까지 월세 거래 비중은 68.3%에 달하며 세종 55.9%, 충북 64.2%, 충남 67.7% 등 세종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60%를 훌쩍 넘어섰다.
전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에서는 월세와 전세의 비중이 각각 64.1%, 35.9%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는 2020년 7월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포함한 새 임대차법 이후 전세 가격이 급등한 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세가격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몰리면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6·27 대출 규제로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대출 보증 비율이 80%로 축소되는 등 전세 대출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월세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