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피했지만 투자 부진 지속…건설 1.2%↓·설비 2.1%↓
미 관세 영향 하반기 수출 둔화 예상

지난 2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분기 대비 0.7%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 등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건설·설비투자는 1분기에 이어 역성장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잠정치)이 0.7%로 집계됐다. 지난 7월 24일 공개된 속보치(0.6%)보다 0.1%p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민간 소비가 승용차·의료 등을 중심으로 0.5% 늘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위주로 1.2%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제품 등의 호조로 4.5%가 늘었다. 수입도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4.2% 늘었지만, 증가율이 수출보다 낮았다.
반면 건설투자는 토목 건설 부진 등으로 1.2%, 설비투자는 선박·반도체제조용기계 등 위주로 2.1% 각각 감소했다.
속보치 추계시 이용하지 못했던 일부 자료를 반영한 결과, 건설투자(+0.4%p), 지식재산생산물투자(+1.1%p), 수출(+0.4%p) 등이 상향 수정되고, 설비투자(-0.6%p)가 하향 수정됐다.
성장률 기여도를 살펴보면 내수와 순수출(수출-수입)이 각 0.4%p, 0.3%p로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특히 내수 기여도가 1분기(-0.5%p)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운송장비 위주로 2.5% 성장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운수업 등의 회복으로 0.8% 늘었다.
하지만 건설업은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6% 급감했고, 전기·가스·수도업도 전기업을 중심으로 5.4% 역성장했다. 농림어업도 농축산업과 관련 서비스업, 어업 등이 모두 부진해 1.2% 뒷걸음쳤다.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보다 2.0% 증가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14조1000억 원)이 1분기와 비슷해 명목 GDP 성장률(2.0%)과 같았다.
실질 GNI도 1.0% 늘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3조 원에서 10조 2000억 원으로 줄었지만,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무역손실이 13조 원에서 8조 6000억 원으로 축소되면서 성장률이 실질 GDP(0.7%)를 웃돌았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앞으로 내수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수출의 경우 7∼8월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미국 관세 부과의 영향이 커지면서 점차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