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증가율 3.7%·영업이익률 4.6%…이자보장비율 100% 미만 42.8%
한은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 중심 지표 개선”

사진 =  한국은행
사진 =  한국은행

지난해 반도체 등 수출 호조로 지표상 국내 기업의 성장·수익·안정성은 모두 개선됐지만 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율 역시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전산업 96만 1336개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7% 늘었다. 전년 역성장(-1.5%)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다. 제조업(-2.3%→4.6%)과 비제조업(-0.9%→2.9%)의 매출 증가율이 모두 높아졌다.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14.5%→19.6%)의 상승 폭이 컸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수출 단가가 높아지고 물량도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창고(-9.0%→11.6%), 도소매(-2.1%→2.9%)의 매출 증가율이 크게 상승했다.

수익성 지표도 상승모드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4.6%)은 전년(3.5%)보다 1.1%p 올랐다. 세전 순이익률(4.3%) 역시 1년 사이 0.5%p 높아졌다. 제조업(3.3%→5.1%)과 비제조업(3.7%→4.1%)의 영업이익률이 동반 상승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3.0%→8.3%)는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전기가스(0.7%→6.7%)는 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3.7%→5.6%)은 올랐지만 중소기업(3.2%→3.0%)은 소폭 하락했다.

안정성지표를 살펴보면 전체 기업의 부채 비율(119.9%)과 차입금 의존도(31.0%)가 전년(120.8%·25.1%)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 기업의 비율도 42.3%에서 42.8%로 높아졌다. 이는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기록이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것은 연간 이익이 이자 등 금융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문상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체 기업의 지표가 개선됐지만 세부적으로는 반도체 중심의 일부 업종과 대기업 중심으로 좋아진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무차입 기업까지 모두 통계에 반영하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은 21.3%로 전년(21.4%)보다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