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을 접질러 하루 종일 집에만 박혀 있었습니다.’ ‘발목을 접지르면 움직일 수가 없어 정말 답답하지요.’

손목이나 발목을 삐면 여간 답답하지 않다. 필요한 것을 만들 수도, 걸을 수도 없으니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정말 답답하다. 그런데 이 경우 많이 사용하는 ‘접지르다’는 잘못 사용하는 말이다. 바른말은 ‘접질리다’이다. 위 글은 ‘발목을 접질려’ ‘발목을 접질리면’으로 고쳐 써야 한다.

‘접질리다’는 ‘심한 충격으로 지나치게 접혀서 삔 지경에 이르다.’ ‘(비유적으로) 기가 꺾이다.’가 뜻이다. ‘접질리어, 접질려, 접질리니’ 등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접지르다’가 바른말인 줄 알고 있어 과거형으로 ‘접질렀다’를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접질렸다’는 있어도 ‘접질렀다’는 있을 수 없는 말이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오른팔을 접질리는 바람에 일주일 동안 왼팔을 사용했습니다.’ ‘저도 예전에 팔을 접질렸는데, 정말 불편했습니다.’ 이처럼 사용해야 바른말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겹질리다’가 있다. ‘접질리다’와 활용형도 같다. ‘몸의 근육이나 관절이 제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지나치게 빨리 움직여서 다치다.’가 그 뜻이다. 우리말 활용 차원에서 ‘접질리다’와 함께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서해안 기름 유출사고와 관련 법원의 배상 기준이 공개됐으나 피해액보다 턱없이 적다. 온몸이 접질리는 그 이상의 아픔을 겪은 지역민들의 아픔이 하루 빨리 치유됐으면 좋으련만...<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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