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분석, 간접수출 감안 시 부담 상당
공급망 다변화, 수출 영역 확장 필요

사진 = 트럼프 SNS
사진 = 트럼프 SNS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지역 수출이 통계상 수치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충남의 수출 대부분이 중간재인 만큼 미국 직접수출 비중이 작지만 제3국 등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간접수출까지 감안하면 충남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이를 위해 제조 효율성을 개선하고 수출 시장과 품목 다변화 등 산업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는 17일 ‘글로벌 공급망을 고려한 충남지역 대미수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충남지역 총수출은 중간재가 86%(2024년 기준)로 전국 평균(63%)보다 높고 특히 대미 직접수출의 경우 80%를 차지해 전국 평균(47%)을 크게 상회한다.

남현우 경제조사팀 과장은 “중간재는 제3국에서 최종재로 가공돼 미국으로 수출되거나 국내에서 추가 가공단계를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기도 한다”면서 “이런 간접 수출은 대미 수출 통계에는 포착되지 않지만 미 관세에 영향을 받는 만큼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충남지역이 미국에 중간재를 직접 수출하는 규모는 총 중간재 수출의 10.9%(2022년 기준)에 불과하지만 직·간접 수출은 전체의 19.6%를 차지한다. 특히 전자산업은 직접 수출 중 미국 비중이 3.9%에 불과하지만 직·간접 수출을 모두 포함할 경우 비중이 21.7%로 크게 높아진다. 남 과장은 “충남지역의 전자산업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미국의 생산과 소비에 폭넓게 연계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반도체 관세부과가 직접 경로보다는 간접경로를 통해서 충남경제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국가 간 교역 축소,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 내 물가상승 등으로 생산·소비가 감소하면서 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충남지역 수출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전체 최종재 생산·소비가 1% 감소하면 충남지역 중강재의 직·간접수출은 0.2%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현재와 같은 통상환경 악화에도 지역경제가 보다 안정적이고 복원력이 강한 산업구조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남 과장은 “미 관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하락을 상쇄하기 위해 현지 생산거점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동화·디지털화 등 생산공정 혁신을 통해 원가경쟁력 회복에 노력해야한다”면서 “미국 이외의 대체 공급망을 구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충남 수출구조에서 기술집약적 부품·소재뿐만 아니라 콘텐츠, IT서비스, 연구개발 용역 등 무형서비스 분야로 수출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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