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수록 빨리 출발하세요. 늦습니다.’ ‘예, 오늘도 늦으면 정말 혼납니다. 될수록 짐도 조금만 챙겼고, 일찍 준비를 해서 이번에는 문제없습니다.’
그럴 듯하지만 잘못된 표현이다. ‘될 수 있는 대로’를 뜻하는 위 글의 ‘될수록’은 모두 ‘되도록’을 써야 바른 표현이다. ‘될수록’과 ‘되도록’은 같이 병행해 쓸 수 있는 같은 뜻의 말이 아니다. 반드시 구분해 써야 한다.
‘되도록’은 ‘부사’로서 ‘될 수 있는 대로’가 그 뜻이다. 따라서 ‘되도록 고기 많이 먹어라. 입대하고 나면 고기 먹기 힘들다.’ ‘밤샘 근무 계속했으니 장시간 운전하면 안 된다. 되도록 충분히 쉬고 출발해라.’처럼 사용하면 된다. ‘될 수 있는 대로’의 의미를 분명히 포함한다.
‘될수록’은 ‘되다’에 어미 ‘ㄹ수록’이 붙은 것이다. ‘ㄹ수록’은 ‘이다’의 어간, 받침 없는 용언의 어간이나 ‘ㄹ’ 받침인 용언의 어간, 어미 ‘-으시-’ 뒤에 붙어 ‘앞 절 일의 어떤 정도가 그렇게 더하여 가는 것이, 뒤 절 일의 어떤 정도가 더하거나 덜하게 되는 조건이 됨’을 나타낸다.
‘고위 공무원이 될수록 매사 처신을 잘 해야 한다.’ ‘계산 착오나 행정 처리 지연 등으로 발생한 고객 불만은 배상 처리가 신속히 될수록 소비자의 신뢰도 두터워진다.’처럼 쓰면 된다. 앞뒤의 상황이 인과 관계가 성립됨을 알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남발되면서 외국 기업 유치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되도록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신중해 기존 지정 지역이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제대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