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박 서방은 재산을 (늘려서, 늘여서) 부자가 됐고, 철수는 고무줄을 두 배로 (늘려서, 늘여서) 길이를 뽐냈고, 아이들이 엿가락을 (늘려, 늘여) 길이 자랑에 한창이다.’ 맞는 말을 고르려면 은근히 혼란스러운 것이 ‘늘이다’와 ‘늘리다’이다.‘늘이다’는 ‘본래보다 길게 하다.’와 ‘아래로 길게 처지게 하다.’의 뜻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고무줄을 본래보다 길게 당겼으니 고무줄은 두 배로 ‘늘여서’가, 엿가락도 길어 보이게 자랑하려고 짧은 것을 길게 잡아당겨 만든 것이니 마찬가지로 엿가락을 ‘늘여’가 바른말이다. 이와 함께 ‘발을 아래로 늘이다.’처럼 사용하기도 한다.늘리다는 ‘늘다’의 사동형으로 ‘늘게 하다’의 뜻으로 쓰면 된다. ‘재산, 살림, 시간, 학생 수, 세력, 씀씀이’ 등은 모두 ‘늘리다’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박 서방은 재산을 늘려서 부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바지 기장은 늘이기고 하고, 늘리기도 한다. 천을 덧대어 길이를 길게 하면 바지를 늘리는 것이고, 바지를 잡아 당겨 억지로 늘어나게 만드는 것은 바지를 늘이는 것이다. 길이와 관련된 것은 ‘늘이다’를, 수나 양 등에는 ‘늘리다’를 사용하는 것으로 구분해보면 된다.도시미관을 고려해 녹지형 중앙분리대 수를 늘리고 있으나 양심 없는 운전자들의 담배꽁초 투기로 재떨이가 되고 있단다. 벌금을 대폭 늘려서라도 나쁜 버릇을 바로잡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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