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는데 좋지 않느냐?’

형설지공의 노력으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왜 좋지 않겠는가. 그러나 제대로 묻자. 이때는 ‘좋지 않으냐?’로 써야 바른말이다.

‘~지 않다.’가 많이 쓰이면서 ‘~지 않으냐?’ ‘~지 않느냐?’도 많아 사용하지만 두 말의 사용처가 분명치 않아 서로 바꾸어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이 둘은 ‘않으냐’와 ‘않느냐’가 앞의 말이 ‘형용사’가 사용됐느냐, ‘동사’가 사용됐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형용사 뒤에서는 ‘않으냐’가, 동사 뒤에서는 ‘않느냐’가 온다는 점만 잘 기억하면 된다. 앞 말이 동사면 ‘않다’가 보조동사, 형용사면 보조형용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글 ‘좋지 않으냐?’는 ‘좋다’가 형용사이므로 뒤에 ‘않으냐’가 온 것이다.

‘에너지 절약해야 하는데 방이 너무 밝지 않으냐?’ ‘아직 반팔 옷을 입기에는 너무 빠르지 않으냐?’ 처럼 사용하면 된다. ‘밝다, 빠르다’가 형용사이다.

동사가 온 경우를 살펴보자. ‘너는 아침도 안 먹었다면서 왜 밥을 먹지 않느냐?’ ‘용돈까지 덤으로 줬는데 왜 심부름은 가지 않느냐?’ ‘바쁘다면서 너는 왜 뛰지 않느냐?’ 이들 예문은 ‘먹다, 가다, 뛰다 ’등이 모두 동사이다. 그래서 모두 ‘않느냐’가 된 것이다.

중국산 홍삼 원액 수백억 원어치를 한국산이라고 속여 판 일당이 잡혔다. 쉽게 돈 벌려고 나쁜 짓 하는 이들은 ‘왜 나쁜 버릇을 버리지 않느냐?’고 충고하고, 교육 시킨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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