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개발 착공 10년 뒤에나 가능할 듯

내년 말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 구간이 개통될 예정인 가운데 충남지역에 들어서게 될 유일한 정차역인 KTX공주역이 승객 없는 정차역이 될 상황이다.

개통을 앞두고 선로 개설공사와 더불어 역사(驛舍) 신축공사가 한창이지만 정작 역 주변의 개발은 물론이고 접근 도로망 개설계획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와 공주시에 따르면 신설되는 공주역 주변에 3.23㎢ 규모의 공주역세권 신도시를 구상하고 있는 가운데 신도시를 개발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 절차는 아직 전무에 가까운 실정이다.

지난 2011년 4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공주역세권개발 기본구상 및 타당성 용역검토’가 이루어졌지만 이는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는 단순 차원의 용역 수준이어서 신도시개발을 위한 법적 절차는 사실상 진행된 것이 없는 상태이다.

공주시는 공주역세권개발사업이 충남도의 광역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참고자료로 이 용역을 최근 제출했다.

공주역세권개발이 광역계획에 포함돼 중앙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 뒤 사업시행자를 지정하고 제반 영향평가를 받는 등의 절차를 거치려면 착공까지는 10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호남권과 수도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공주역은 한동안 시골 간이역 수준의 승객 없는 역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더욱이 기간망인 국도 23호와 40호선에서 공주역으로 연결되는 간선 접속도로 개설도 아직 추진되지 않고 있어 승객 없는 역으로 전락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신도시의 도시기본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로망 계획을 수립할 수 없다는 것이 충남도의 기본 입장이다.

공주와 논산, 부여 등지와 공주역 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주역을 경유해 23호와 40호선을 가로로 연결하는 도로(현재 697호 지방도) 9㎞를 4차로 이상으로 개설하는 것이 시급하지만 아직 이 도로 관련 계획은 감감하다.

계룡에서 국도32호선 통과지역인 노성면으로 연결하는 도로(645호 지방도)를 4차로 이상으로 개설하는 사업도 필요하지만 이 역시도 전혀 진척이 없다.

도시개발도 전무하고 접근도로 개설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호남고속철 개통은 다가오고 있어 공주역은 농림지역인 산악지대와 전답으로 둘러싸인 산골 한복판에 을씨년스러운 모습으로 들어서게 됐다.

공주시 관계자는 “공주역세권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충남도 및 정부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공주역 이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신도시 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충남본부=김도운·이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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