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 괄시를 받고 살더니 보란듯이 수십 억 원짜리 대형 저택을 사서 나타났습니다.’
돈 없는 서러움을 받고 살다가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은 특히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기 위해 큰 집이나 차를 사는 경우가 많다. 이때 사용하는 말이 ‘보란 듯이’ 또는 ‘여봐란듯이’이다. 그러나 ‘보란듯이’는 ‘보란 듯이’로 반드시 띄어 써야 바른말이 된다.
‘보란 듯이’는 관용구이다. 한 단어가 아니므로 띄어 쓴다. ‘남이 보고 부러워하도록 자랑스럽거나 떳떳하게’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그는 중병을 앓아 곧 죽을 것 같았는데, 요즘은 보란 듯이 잘 살고 있습니다. 도망치듯 사라진 그가 외제 승용차를 타고 고향 사람 앞에 보란 듯이 나타났다.’처럼 사용하면 된다.
‘여봐란듯이’는 ‘부사’로서 ‘우쭐대고 자랑하듯이’가 그 뜻이다. 한 단어로서, 붙여서 사용해야 한다. ‘돈 없다더니 여봐란듯이 양복을 열 벌이나 샀습니다. 항상 구두쇠로 살던 이 대리가 여봐란듯이 부서 회식비를 직접 계산했습니다.’처럼 쓴다.
‘보란 듯이’가 잘못된 말이며, ‘여봐란듯이’가 바른말이라고 설명하는 글도 있다. ‘여봐란듯이’가 ‘보란 듯이’보다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우쭐대고, 으스대는 의미가 더 강해서 그런 풀이가 나오는 것 같다. 정말 재수 없게 잘난 척하는 경우처럼 정도가 지나칠 경우에는 ‘여봐란듯이’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러나 의미상 두 말은 혼용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대학 등록금 인하 폭이 지나치게 작아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보란 듯이 큰 폭의 인하 조치가 나왔으면 좋으련만...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