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을 5등이나 끌어 올려 기쁜 마음으로 집에 왔는데 엄마는 시덥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아무런 칭찬도 하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최선을 다한 아이에게는 성적 향상의 유무에 관계없이 우선 칭찬이 필요한 것이다. 더 잘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서는 곤란하다. 위 표현은 ‘시덥지 않은’이 아니라 ‘시답지 않은’이 바른 표현이다.
‘시답다’는 ‘형용사’로서, ‘시답지 않다’, ‘시답지 못하다’ 등의 구성으로 주로 쓰이며, ‘마음에 차거나 들어서 만족스럽다.’가 뜻이다. ‘시덥다’라는 말은 없는 말이지만 바른말로 착각해 대개 ‘시덥지’를 사용하곤 한다. ‘시덥다’가 없는 말이므로 ‘시덥지 않다’ ‘시덥지 못하다’를 활용해서는 곤란하다.
따라서 ‘외국 선수들은 은메달만 목에 걸어도 기뻐 어쩔 줄 모르는데 한국 선수들은 금메달을 놓친 서러움에 항상 시답지 않은 표정을 짓거나, 눈물을 흘리곤 하지요.’ ‘시답지 못한 선물이라도 주는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밝은 표정으로 받는 것이 예의지요.’처럼 사용하면 옳다.
‘지상고가’냐 ‘노면전차’냐.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둘러싸고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의견을 달리하는 입장에서는 서로에게 시답지 않은 방식으로 보이겠지만 무조건 부정해서는 곤란하다. 경제성, 효율성 등 분야별 객관적인 자료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음을 열고 논의를 해보면 최적의 안은 분명히 나온다.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윤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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