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어디를 가도 발견할 수 있는 대형 중기가 있다. 땅을 파거나 흙을 옮길 때 수많은 사람들이 동원돼야 하는 수고를 시원하게 해결해버리는 소중한 기계다.
그런데 이 기계는 포크레인, 포클레인, 굴삭기, 굴착기 등 이름이 여러 가지로 불린다. ‘포크레인’으로 가장 많이 불리며, 굴삭기가 그 다음으로 많다. 그러나 ‘포크레인’도 ‘굴삭기’도 바른말이 아니다. ‘굴착기’가 바른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굴착기(掘鑿機)’를 ‘땅이나 암석 따위를 파거나, 파낸 것을 처리하는 기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토사, 암석 따위를 채굴하는 기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굴삭기’는 ‘굴착기’로 순화해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일부 국어사전에는 ‘굴삭기’란 단어가 아예 없으며, 한 사전은 ‘굴착기(掘鑿機)’ 대신 사용하는 일본식 용어라고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공사현장에서 땅이나 암석을 파거나, 흙, 돌 등을 옮기는 따위의 대형 중기계는 모두 굴착기라고 부르면 된다.
‘포클레인’은 이 기계를 만든 프랑스의 회사 ‘Poclain’에서 나온 상표이름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오랫동안 수입돼 공사 현장에서 사용되는 바람에 사전에도 ‘포클레인’은 ‘삽차’라는 의미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돼 있는 단어다. ‘삽차’는 ‘유압을 이용해 기계 삽으로 땅을 파내는 차’를 뜻한다. 굴착기와 같은 말이다.
영유아 무상 보육사업 예산 부족으로 전국 지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산 부족은 굴착기를 동원해 구멍 메우듯 메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부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