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에 사용량 폭증 예상
관리 없으면 블랙아웃 현실화 우려
가정·사무실 등 고강도 절전만이 해법
전력 보릿고개를 넘으면서 폭염과 한바탕 씨름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위세를 떨치면서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온도계의 수은주가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만큼 전력수급에 비상등이 켜지는 날도 많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주(8월 둘째 주)가 전력 보릿고개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력수요가 공급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날씨와 경제 환경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이번 주 전력수요 예측치는 7870만㎾ 정도. 그러나 전력공급 가능량은 7767만㎾ 밖에 안 된다. 103만㎾가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블랙 아웃(대정전)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30도를 웃돌게 되면 1도가 오를 때마다 100만∼150만㎾ 정도 전력소비가 증가한다. 대부분 냉방용 전력수요다. 폭염 수준인 33∼35도 이상으로 기온이 오르게 되면 100만㎾급 원전이 3∼5기 정도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오히려 원전 6기가 원전비리사태와 정비 등으로 멈춰서 있다.
보릿고개를 무사히 넘기기 위한 정부의 희망사항은 전력공급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소비는 최대한 줄이는 건데 민간발전기(50만㎾)를 끌어 모으는 것 외엔 추가 공급력 보강을 기대하긴 어렵다. 시운전을 하고 있는 세종열병합(오는 11월 말 준공)도 현재 4만∼10만㎾ 정도를 보탤 수 있고 한울4호기(100만㎾)도 재가동을 앞두고 있지만 말 그대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경우의 수다.
결국 블랙 아웃을 막으려면 최대한 수요를 줄이는 길 밖에 없다. 현재까지 정부의 대책에 포함된 절전규제로는 최대 480만㎾의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 이미 예고된 전력다소비업체의 절전 규제(전년 대비 최대 15% 감축)를 통해 220∼280만㎾, 산업체 휴가 분산(한전과 약정)을 통해 120∼140만㎾, 선택형 피크요금제 10만㎾, 실내 냉방온도제한 및 개문냉방 금지, 공공기관 절전 등 에너지사용제한조치와 요금인상 효과에 대한 기대치 50∼100만㎾ 정도다.
이 정도면 빠듯하지만 그래도 보릿고개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예측하고 있지만 갑자기 수요가 폭증하거나 대형발전소에 문제가 생겨 발전이 정지돼 예비전력이 300만㎾ 이하로 떨어질 경우 화력발전소를 극대출력으로 가동하고 산업체 조업조정 등을 통해 긴급절전을 시행하는 한편 공공기관 자율단전으로 비상상황에 대처해 나갈 예정이다. 물론 폭염에 따른 냉방용 전력수요에 대한 변수가 가장 큰 만큼 가정과 사무실에서의 절전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