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시불 조각가 봉 씨 "총괄자 李 교수가 자른뒤 바꿔"

세계대백제전의 상징격인 백제문화단지의 능사내 ‘협시불 훼불’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특히 삼존불 제작 총괄책임을 맡은 한국전통문화학교 이 모 교수가 문제가 불거지자 사실상 잠적, 진실규명보다 의혹의 불씨만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잘못된 도안 누가?협시불 훼불 파문의 발단은 잘못된 도안이 협시불 조각가에게 전달된게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존불은 가운데 본존불과 양쪽에서 본존을 모시는 협시불로 구성돼 있다. 2개의 협시불은 각기 보살이름에 따라 머리 모양인 화관과 손모양인 수인 형태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백제문화단지내 협시불은 화관과 수인이 서로 뒤바뀌었고, 이게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능사내 협시불을 조각한 봉 모 씨는 금강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전통문화학교 이 모 교수가 직전 건네준 도면을 토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봉 씨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5월 25일 협시불 도면 사진자료를 조각가인 봉 씨에 전달했고, 이후에도 이 교수가 봉 씨의 작업실을 찾아 작업 지시 겸 진행상황을 3번이나 확인했다. 봉 씨는 “당시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고 이 교수도 만족해 했다”고 말했다.▲불상 훼불 왜 강행했나이 모 교수가 ‘협시불 오제작’건을 상급기관에 보고하지 않고 불상 절단을 강행한 이유도 의문시된다. 일부에선 대내외적 책임론과 함께 비용문제 등이 이 교수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점안식 행사를 하기 전까지는 불상도 조각이란 명분이 작용하지 않았나 본다”고 말했다. 재제작을 하기까지는 시기적으로 촉박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각가인 봉씨는 지난 7월 24일 자문위원의 자문을 거쳐 협시불을 보완한 후 세계대백제전 개막을 꼭 한달 앞둔 지난 8월 18일 인계했다고 주장했다. 봉 씨는 “8월달에 인계한 후 9월 초 백제문화단지 능사를 가보니 협시불 상단을 잘라 뒤바꾼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즉 봉 씨가 협시불 완성품을 건넨 이후 다시 이 교수가 협시불에 손을 댔다는 것. 일각에선 세계대백제전 개막이 임박해 시기적으로도 다시 제작하기는 늦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이 교수 전문성 논란...총괄책임 중책 어떻게?불상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의문점을 제기하는 것은 바로 협시불 제작을 총괄한 한국전통문화학교 이 교수의 전문성이다. 불교계 관계자는 “아무리 법의식 전이라고 하지만 새로 만들지 않고 그냥 잘라버린 것은 불교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없었던 것”이라며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에게 일을 맡긴 시행청(충남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교수는 `잘못된 협시불 도안`을 비롯해 협시불 중간 점검 과정에서도 백제불상 전문가인 자문위원 등과도 화관, 손과 지물, 옷주름 등을 놓고 이견이 적잖았던 것으로 전해졌다.이 교수가 총괄책임이란 중책을 맡게 된 배경도 논란이다. 이 교수는 관련 업계에서도 백제불상에 대해선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충남도 등에 따르면 이번 협시불 제작은 조달청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부산 소재의 모 업체가 납품업체로 결정됐으며, 한국전통문화학교의 이 교수가 총괄책임을 맡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교수가 재직 중인 한국전통문화학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조사가 진행 중에 있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확인해 줄수 없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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