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봉면 이송리 건립마찰 市 중재로 갈등 종지부
주민들 주변지역 오염 이유로 반발
市 시비지원 허가했다 뒤늦게 취소
사전 협의없이 사업진행 비난여론도
주민이 요구한 9개항 사업자 수용
대화·양보로 첨예한 대립도 일단락
공존 모색이 지속가능한 성장 해법

최근까지 서산시 청사 주변은 주일에 한 번씩 팔봉면 주민들의 집단시위 현장으로 전락됐었다.
최근까지 모두 8차례, 때마다 팔봉면 주민 300여 명이 시청 정문 앞 시민공원을 가득 메웠었다.
시위 현장, 자동차에 매단 대형 확성기에선 장송곡과 상여까지 등장했었다.
붉은 머리띠, 곳곳엔 ‘시장 자폭하라’ 등등 시위 때마다 입에 담지 못할 구호가 등장했었다.
확성기에선 전문가를 초빙(?)이라도 한 듯, 고막이 터질 듯하게 남녀의 목소리가 청사 주변을 메아리쳐 이때만 되면 종일 청사주변 주민들은 일에 지장을 받을 만큼 소음공해를 겪었다.

◆ 주민·사업자 극적 합의… 시위 끝내
그러나 지난 19일 주민들은 시위를 접었다.
주민들은 그동안 왜 이랬을까?
사건의 발단은 A 씨가 팔봉면 어송리에 천일염산지종하처리장 설치사업을 ‘정부지원사업’으로 시에 신청하면서다.

이 사업은 총 18억 원(국비 5억 4000만 원, 도비 1억 6200만 원, 시비 3억 7800만 원, 자부담 7억 2000만 원)이 투입되는 규모다.
신청서류에 하자가 없다고 본 시는 시비 지원 등 이를 허가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청정지역의 땅을 소금공장이 들어와 주변지역을 오염시킬 수 없다며 죽기 살기 식(?)으로 사업장 설치를 반대했다.

극심한 주민들의 반대에 급기야 시는 시비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행정심판을 제기, 사실상 허가취소 절차에 들어갔으나 지난 6월 18일 패소했다.
그동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주민들의 집단행동은 점점 수위를 높여갔다.
그러나 지난 19일 주민과 사업자 간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서산시의 중재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9개항에 대해 사업자가 이를 수용해 전격 합의가 됨으로써 이와 관련한 집단민원은 일단락됐다.
이로써 극한 대립, 집단시위로 인한 소음공해도 멈추게 됐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반면교사 반면교사(反面敎師)할 점이 많다.

◆ 대타협 중요성 ‘화두’ 던지고 일단락
1차적인 책임은 시에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사업자 또한 같은 처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전 충분한 주민협의 등에 소홀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인신(시장)을 공격하며 망자로 표현한 구호나 상여까지 등장시킨 시위 주체 측 또한 소음공해를 겪은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간과해선 안 된다.

주민 우려와 달리 주민들에게 해가 될 그 어떠한 소금끼 한 방울도 새나가지 않도록 설비를 갖추겠다는 사업자 측의 약속을 막무가내로 받아들이지 않은 주민들의 태도도 이번 사태를 불러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게다가 지역정가 또한 정치적 계산에 편승, 서산시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는 지역발전과 주민화합에 결코 보탬이 되질 않는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셈법 때문이라며 쓴소리도 냈다.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는 무엇하나 이룰 수가 없다.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 이번 대타협도 서산시의 행정력에 의한 산물이다.
끝모를 대치 국면이 상생으로 전환된 ‘서산 소금공장’ 사태 우리사회에 던져주는 교훈은 크다.

서산=이수홍 기자 shong650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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