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는 의존명사면 띄어 쓰고, 접두사, 어미 등의 경우에는 붙여 쓰면 된다. 하지만 ‘좋기는 한데 가고 싶지 않다.’ ‘꽤 차가운데 왜 그렇게 앉아 있어요? ’처럼 ‘―ㄴ데’로 끝나는 ‘어미’가 섞여 사용되므로 띄어쓰기가 다소 혼란스럽다. 위 글은 ‘데’가 의존명사로서 ‘아픈 데 먹는 약이야?’가 옳다.

우선 ‘데’가 의존명사로 쓰이면 크게 ‘곳’이나 ‘장소’, ‘일’이나 ‘것’, ‘경우’의 세 가지 뜻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됨을 기억하자. 세 가지 경우를 적용해서 같은 의미인가 아닌가를 통해 구분하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다.
예문을 두 가지씩 살펴보자. ‘너 지금 있는 데가 어디냐?’ ‘점심 먹으러 가는 데를 말해 줘’ ‘외우는 데는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다.’ ‘밥을 서둘러 먹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배 아픈 데는 매실이 좋습니다.’ ‘집단 민원을 해결하는 데는 대화가 최고지요.’

그러나 세 원칙을 적용해도 헷갈리면 ‘데’ 뒤에 격조사 ‘에’를 붙여 본다. 말이 어색하지 않으면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쓰고, 어색하면 의존명사가 아니므로 붙여 쓴다. ‘외우는 데(에)는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다.’ 이것은 ‘에’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좋기는 한데(에) 가고 싶지 않다.’ 이것은 ‘에’를 붙이면 말이 어색해진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돌연 취소했다. 갑자기 취소하는 데는 숨은 이유가 있으므로 정부는 이를 잘 살펴야 한다.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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