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명에게 당했느냐?’ ‘몇십 명이 달려들었습니다.’

‘몇’은 그리 많지 않은 얼마만큼의 수를 막연하게 이르거나 의문문에 쓰여 잘 모르는 수를 물을 때 쓰는 말로서, 수사 또는 관형사이다. 이때는 위 첫 번째 예문처럼 ‘몇 명, 몇 개, 몇 번’처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앞 또는 뒤에 수를 표현하는 말이 등장할 때가 있다. 이때는 다음의 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몇’이 의문의 뜻을 나타내면 뒤의 말과 띄어 쓴다. 그러나 얼마만큼의 수를 막연하게 이를 경우에는 앞의 말과 붙여 쓰며, 뒤에 오는 경우에도 뒷말과 붙여 쓴다. 또 앞과 뒤에 숫자 표현이 함께 등장하면 앞의 말과는 띄어 쓰고, 뒤의 말과 붙여 쓴다.

예문을 살펴보자. ‘훔친 도자기가 몇 십 개인지 몇 백 개인지 궁금하다.’ ‘피해자가 몇 천 명인지 아십니까?’ ‘입사 경쟁률이 십 몇 대 일이죠?’ 의문문이며, 의문의 뜻이므로 모두 띄어 썼다. 그러나 의문문에 쓰여도 의문의 뜻을 갖지 않는 경우에는 붙여 쓴다. ‘훔친 도자기가 몇십 개나 된다고?’ 이 문장은 몇 개인지가 구체적으로 궁금한 것이 아니라 몇십 개나 훔쳐 간 사실에 놀라는 경우이므로 붙여 써야 한다.

좀 혼란스럽지만 기억해 둬야 한다. 얼마만큼의 수를 막연하게 말해 붙여 사용하는 경우를 보자. ‘백몇 명이 해고됐다.’ 십몇 개 국가가 전쟁에 참여했다.‘ ‘몇십억 원을 줘도 안 된다.’ ‘몇천 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다.’ ‘천 몇십 명을 채용했다.’ ‘백 몇십 척의 군함을 건조했다.’

대전 충남에서 경찰이 관리하는 조직폭력배가 26개 파 445명이란다. 간부급이 이 정도니 실제 인원은 몇천 명을 웃돌 것이다. 걱정스럽다.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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