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를 표현하는 말 중 대략 그 수 정도를 나타낼 때 쓰는 말이 ‘가량’이다. 그런데 이 ‘가량’은 앞의 말과 붙여 써야 하지만 잘못 띄워 쓰는 경우가 많다.
‘가량(假量)’은 (수량을 나타내는 명사 또는 명사구 뒤에 붙어) ‘정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따라서 앞의 말과 항상 붙여 써야 한다. 따라서 위 예문은 ‘한 달가량’이 바른 말이다. ‘십 원가량, 2년가량, 100톤가량, 두 가마가량, 백 톤가량, 두 권가량, 세 양동이가량’ 등 모두 붙여 쓴다.
‘가량’은 나타내고자 하는 그 수량을 넘거나 부족하거나 두 경우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11개월을 준비했건, 1년 1개월 또는 1년 2개월에 걸쳐 준비를 했건 모두 대강의 의미로 ‘1년가량’이라고 쓸 수 있다.
비슷한 말로 ‘남짓, 정도, 여(餘)’가 있다. ‘남짓과 정도’는 둘 다 명사로서 앞의 말과 띄워 써야 하며, 여는 접미사로서 앞의 말과 붙여 써야 한다. 그러나 ‘정도’는 ‘가량’처럼 그 수량을 넘건 넘지 않건 두 경우 모두 사용하면 되지만 ‘남짓’과 ‘여’는 ‘그 수 이상, 그 크기, 수효, 부피 따위가 어느 한도에 차고 조금 남는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즉 나타내고자 하는 그 수량을 넘는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11개월을 ‘1년여’ ‘1년 남짓’이라고 써서는 안 됨을 명심하자. ‘여’의 쓰임새는 다소 복잡해 다음 기회에 좀 더 소개하고자 한다.
연말연시를 맞아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한 달가량의 짧은 모금이지만 불우한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냄비에 넘쳤으면 좋겠다.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띄워쓰는 게 아니라 띄어쓰는 겁니다.
문법을 가르치는 기사에서 문법을 틀리다니... 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