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품위가 있어 보이지 않는 표현 중의 하나지만 ‘개거품을 물다’라는 말이 더러 쓰인다. 몹시 흥분해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거나 날뛰는 사람에게, 또는 정말 심하게 흥분해서 입가에 침을 잔뜩 머금은 채 이리저리 날뛰거나 소리를 지르는 꼴불견을 보게 되면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개거품’이라는 말은 사전에 없는 말이다. 바른말은 ‘게거품’이다. 국어대사전을 빌려 보면 ‘게거품’은 ‘사람이나 동물이 몹시 괴롭거나 흥분했을 때 입에서 나오는 거품 같은 침’ 또는 ‘게가 토하는 거품’을 뜻한다. 따라서 사람이 흥분한 모습을 그리거나, 정말 흥분해서 입에 침을 토해내더라도 그것은 ‘개거품’일 수 없다. ‘게거품’이다. ‘게거품’이 ‘개거품’으로 잘못 사용되는 것은 개도 흥분하면 입가에 침이 거품처럼 고이고, 흘러내리는 경우가 많고, ‘개’와 ‘게’가 발음이 비슷해 착각해 사용하는 듯하다.
‘게거품’은 게가 사람의 손에 붙잡히거나 위협하는 적을 만나 긴장을 하게 되는 아주 특별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게의 입가 주변으로 보글보글 물이 끓듯이 하얗게 거품을 토해낸다. 이 모습을 비유해 사람에게 ‘게거품을 물다’라는 표현을 쓰게 된 것이다. 사실 쓰러져 거품을 뿜어내는 특별한 병이 아니면 사람은 이렇게 거품을 토해내기 어렵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일본 영토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령했다’고 싣는 등 일본이 계속 엉뚱한 언행을 일삼고 있다. 게거품을 물고 덤비는 듯한 일본의 처사가 정말 추하다.
<본사 상무/총괄국장>
윤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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