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출신 기능 보유자들이 맥을 잇고 있는 우리나라 무형문화재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잇따라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16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정부간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11개국이 동참해 UAE가 대표 등재를 신청한 ‘매사냥’이 인류무형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16면매를 길들여 꿩이나 토끼 등 야생동물을 잡는 매사냥은 현재 대전시 무형문화재(8호)로 대전에서 전통매사냥법을 전승하고 있는 박용순 응사(鷹師.54)와 전북 무형문화재(20호) 박정오씨 등 단 2명만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국가무형문화재가 아닌 지방무형문화재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또 문화적 전통을 공유하는 인접국 간 공동 등재는 몇 차례 있었지만 매사냥처럼 동서양 여러 문화권을 아우르는 공동 등재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서 모범 사례로 인정받았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한국이 단독으로 신청한 `대목장`과 `가곡`도 이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대목장은 정부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로 지정했으며, 현재 기능보유자로 전흥수, 최기영, 신응수씨가 있다.특히 대목장 3인은 모두 충청권 출신의 장인(匠人)들로, 충청인의 문화적 우수성을 전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고향인 예산에서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운영 중인 전흥수 대목장 외에 최기영 대목장과 신응수 대목장도 각각 충남 예산과 충북 청원 출신이다.이번 등재로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2003), 강릉단오제(2005), 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 칠머리당영등굿.처용무(이상 2009)에 이어 모두 11건에 이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보유, 무형유산 면에서도 부국(富國)임을 새삼 확인하게 됐다.박용순 응사는 이날 금강일보와 인터뷰에서 "매사냥은 매를 사랑하고, 매와 충분히 교감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사냥법"이라면서 "한국 고유의 문화인 매사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