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갈 옷은 많은데 집에 있는 가방은 하나밖에 없어서 할 수 없이 옷을 가방에다 우겨넣었습니다.’
멀리 여행을 떠날 때면 여행을 다니며 입을 옷을 가져가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땀을 흘리며, 가방이 터질 듯 옷을 최대한 많이 담게 되는데, 이때 우리는 ‘우겨넣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우겨넣다’는 없는 말이다. ‘욱여넣다’가 바른말이다.

‘욱여넣다’는 ‘주위에서 중심으로 함부로 밀어 넣다’를 뜻한다. ‘안쪽으로 조금 우그러져 있다.’를 뜻하는 ‘욱다’의 사동형 ‘욱이어(욱여)’에 ‘넣다’가 뭉친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담기 위해 밀고, 누르는 등 갖은 힘을 쓰거나 우그러지더라도 억지로 중심으로 밀어 넣는 경우에 적절히 사용된다. 통, 봉투, 가방 등등 모두 다 그러하다.

따라서 ‘봉투에 서류를 욱여넣었더니 봉투가 찢어졌다.’, ‘입에다 음식을 저리 욱여넣는 걸 보니 어지간히 배가 고팠나 보다.’, ‘공짜라고 했더니 주머니가 터질 듯 땅콩을 욱여넣었다.’처럼 사용하면 된다. 비슷한 말로는 ‘어떤 테두리 안으로 억지로 욱여넣다.’를 뜻하는 ‘휘어대다’가 있다.
후보자 면면을 살필 수 있는 선거유인물이 가정으로 배달된다. 유권자들이 잘 살펴서 좋은 인물 선택에 활용하지 않으면 괜히 쓰레기봉투에 욱여넣은 쓰레기 신세가 될 뿐이다.

<본사 상무/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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