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인데 키가 헌칠한 것이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훤칠한 키가 참 보기가 좋습니다.’

위 글은 ‘헌칠하다’와 ‘훤칠하다’가 둘 다 사용됐다. 그러나 큰 키를 두고 한 이야기이므로 둘 다 사용해도 바른 표현이다.뜻을 살펴보자. ‘헌칠하다’는 ‘키나 몸집 따위가 보기 좋게 어울리도록 크다.’가 뜻이다. ‘아드님 헌칠한 모습을 보니 농구 선수였던 할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체격도 헌칠하고, 얼굴도 미남이어서 선을 보면 내일이라도 당장 장가 갈 수 있을 테니 걱정 마십시오.’처럼 사용하면 된다.

‘훤칠하다’는 ‘길고 미끈하다.’, ‘막힘 없이 깨끗하고 시원스럽다.’가 그 뜻이다. 따라서 ‘키가 훤칠해서 어떤 바지를 입어도 멋있습니다.’, ‘훤칠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기분이 좀 나아질 것입니다.’처럼 쓴다.위 예문처럼 단순히 큰 키를 언급할 때는 둘 다 사용해도 가능하다. 그러나 사전의 풀이를 통해 살펴보면 ‘헌칠하다’와 ‘훤칠하다’의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두루뭉수리하게 의미를 확대해 사용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사람의 언급에 있어서는 ‘헌칠하다’가 ‘훤칠하다’보다 표현의 범위가 넓다. 엄격히 구분하면 ‘헌칠하다’는 ‘길이와 부피(몸집)’의 표현에서 둘 다 사용 가능하고, ‘훤칠하다’는 ‘길이’를 표현할 때만 가능하다.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이 다시 관심의 대상이 됐다. 빨리 잘 마무리돼 훤칠하게 펼쳐진 철로 위를 달리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본사 상무/총괄국장>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